최경주(41ㆍSK텔레콤)가 아시아 선수 첫 그린재킷 획득의 꿈을 또 한번 미뤘다. 최경주는 11일(한국시간) 끝난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공동 8위(합계 8언더파 280타)에 올랐다.
순위만 보면 2004년 3위, 지난해 공동 4위에 못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마지막까지 선두권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우승 경쟁을 펼친 모습은 국내 팬들에게 아쉬움보다 정상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9년 연속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초청을 받은 최경주는 이날 우승을 차지한 찰 슈워젤(남아공)과 동반하며 16번홀까지 1, 2위를 다투다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9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이는 버디로 한때 공동 선두에 나서기도 했던 그는 12번홀(파3)에서 파 퍼트를 놓치고 13번홀(파5)에서 2m 이내의 버디 퍼트를 놓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경기 내내 멋진 샷으로 갤러리의 함성을 이끌어냈고 18번홀(파4)에서는 트레이드 마크인 벙커 샷으로 깃대를 명중시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최경주는 “항상 우승의 찬스가 있다고 생각하고 매 홀 혼신의 힘을 다했다. 정말 우승 가까이에 가기도 했지만 17번홀의 미스 샷이 아쉬웠다”면서 “전반 9홀은 괜찮았지만 퍼팅이 대체로 좋지 않았고 마지막 두 홀은 퍼트 라인이 잘 안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퍼트 미스가 발목을 잡았고 버디로 연결해야 할 곳에서 그러지 못한 점 등 실수가 있었다”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막판까지 치열하게 겨루는 분위기에 익숙해져 몇 가지만 보완하면 내년에는 우승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경주는 오는 5월19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