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주식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간 시장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각 증권사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사이버거래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이버전문증권사 설립도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투신사도 펀드의 사이버거래에 나서는 등 경쟁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사이버시장은 증권산업의 재편을 야기할「빅뱅」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이버 주식거래 현황
증권업계에 따르면 PC통신이나 인터넷, 주식거래 전용 무선단말기 등을 통해 이뤄지는 사이버거래는 지난 5월중 주식 14조8,066억원, 선물 8조9,908억원, 옵션 1,153억원 등 총 23조9,128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거래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22%, 지난해12월에 비해서는 317% 증가한 것이다.
특히 주식의 경우 지난 5월의 전체 약정고가 118조8,17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21.0% 감소했음에도 사이버거래는 오히려 31.1% 늘었으며, 거래비중도 전월의 7.5%에서 12.5%로 증가했다.
사이버투자자 역시 거래규모의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늘어나 5월중 사이버거래 계좌수는 4월의 49만개보다 25.1% 증가한 61만개에 달했다.
최근 들어서는 은행·연기금 등 기관과 법인들도 소액일 경우 사이버거래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신증권이나 동부증권이 이같은 기관 및 법인들의 사이버 매매주문을 특히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간 경쟁 가열
증권사들은 수수료 가격파괴를 통해 사이버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과 신흥증권은 지난 14일부터 1억원 이상 거래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0.1%로 낮췄으며, 동양증권은 2,000만원 이상 거래고객에 대한 수수료를 이달초 0.15%로 낮춘지 불과 보름만에 또다시 0.06%까지 내렸다. 불과 두달만에 사이버 거래 수수료(종전 0.5%)는 80% 인하된 셈이다.
지난달초 수수료를 0.2%로 내리며 수수료 인하경쟁에 불을 붙였던 세종증권은「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 유지」방침에 따라 조만간 추가인하가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대형증권사인 대우증권이 수수료를 0.1%로 내려 증권업계 전체를 동요하게 만들고 있다. 이밖에 동원, 동부, 교보, 한진, 신한, 한화 증권 등이 사이버 수수료를 0.1%까지 내렸다. 그동안 관망세를 보였던 삼성증권과 LG증권도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전망 인터넷 이용자가 이미 500만명을 돌파하고 오는 7월부터 본격적인 전자상거래가 이뤄짐에 따라 사이버시장 쟁탈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우기 투신사와 사이버전문증권사도 경쟁에 가세, 증권업계는 엄청난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수료 인하로 인한 일부 중소형증권사의 수입감소로 인한 도산이나 인수 합병, 업무 특화를 통한 생존 등 영국증권업계기 지난 80년대 겪은 금융빅뱅이 닥쳐 올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투신은 이미 사이버펀드인 자바 인터넷 골든칩 투자신탁을 개발해 판매에 나섰으며, 현대투신 역시 조만간 인터넷을 통한 수익증권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수수료 인하를 시장진입 무기로 활용하려던 사이버전문증권사 추진 기관들은 기존 증권사의 수수료 인하로 딜레마에 빠진 상태지만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라는 카드를 활용,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이버거래 수수료 인하경쟁이 격화된 지난 14일 이후 증권사 주가도 영향을 받고있다.
지난 18일 주가지수가 전일에 비해 5.47포인트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주는 전일에 비해 4.33%나 떨어졌으며 지난 14일에도 종합주가지수는 3.14% 떨어졌으나 증권업종지수는 5.51% 하락했다.
/정구영 기자 GYCHUNG@ 이병관 기자 COMEON@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