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시작된 이라크군의 대대적인 티크리트 탈환 작전에 이란군이 적극 개입하면서 이후 벌어진 모술 전투에 미국 지상군 파병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술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도시 중 최대 규모로 이라크 제2도시다.
이번 티크리트 작전은 IS 격퇴 작전상 전략적·상징적 의미가 큰 모술 탈환의 ‘서곡’ 성격이다. 티크리트가 모술의 보급로이자 수도 바그다드와 이어지는 길목 이서다.
이라크군은 미군의 공습지원 없이 시아파 민병대, 수니파 무장대원 등 3만명을 동원, IS 격퇴 작전 사상 가장 큰 규모의 독자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란은 이 작전에 동참한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를 전적으로 뒷받침하는 상황이다. 이란이 시아파 민병대를 지원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처럼 역할이 두드러진 것은 처음이다.
이란의 존재감이 커지자 당장 미국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의 맹방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5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면전에서 “티크리트 작전에서 이란의 개입은 우리가 우려했던 바로 그 사례”라며 미군의 지상군 투입을 촉구했다.
그렇지 않아도 사우디는 인접한 예멘에서 지난달 초 시아파 반군 후티가 쿠데타로 실권을 장악하면서 이란에 대한 경계심이 바짝 서 있던 사우디로선 미국 정부의 ‘방관’이 불만스러웠던 것이다.
사우디는 후티와 이란과의 관계가 밀접하다고 확신한다.
미국은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군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의 일원으로 IS 공습에 적극 참여한 사우디를 위시한 걸프지역 수니파 왕정의 불만을 불식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미국에서도 반이란 성향의 공화당과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이란의 영향력이 확대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하고 있다.
국제동맹군이 지난해 8월부터 벌인 IS에 대한 공습의 성과가 탐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터라 모술 탈환 작전에 미국이 인상적인 새 카드를 꺼내 들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IS의 잔인한 인질참수에 잇따른 고대 유적 파괴로 IS를 조기에 소탕해야 한다는 국제여론 역시 무르익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예고편인 티크리트 작전을 계기로, 곧 이어질 모술 탈환에 지상군 파병 가능성은 예전보다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미군이 IS 격퇴작전 성패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모술 전투를 주도했다는 성적표는 향후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입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