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첫 시정연설] "경제활성화에 여야 있을 수 없다"… 국회 보이콧에 쓴소리

■ 시정연설 주요 내용
경기회복 모멘텀 살려가야 관련 단어 14차례나 언급
기초연금 정부안 추진 재확인… 北 약속 지키면 경협 확대
매년 정기국회서 시정연설… 새 국회문화 조성 앞장 약속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30여분간 진행된 취임 후 첫 번째 예산안 시정연설의 절반가량을 경제활성화를 강조하는 데 쏟으며 앞으로 국정운영의 중심을 경제부흥에 맞추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의 국회 처리 필요성을 거듭 제시하며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은 국회와 정부,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는 등 '보이콧'을 이어가는 야당을 향해 사실상 쓴소리를 날렸다.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 협조 요청=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경제부흥' '경제활성화' 등 경기 회복과 관련된 단어만 14차례를 사용하며 경제활력을 일으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지난해 대선 당시 뜨거운 감자였던 경제민주화의 경우 연설문에 두 차례만 등장하는 데 그친데다 "창조경제의 토대이자 경제활성화를 위한 시장경제의 기초질서"라고 정의 내리는 등 경제활성화의 밑거름으로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연설 초반 "이제 겨우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렸을 뿐이다. 이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규제완화 등 정부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지금 외국인투자촉진법안, 관광 분야 투자활성화 법안,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주택 관련 법안,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창업지원 법안 등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리는 법안들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국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책임이 국회에 있음을 드러내면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등의 정치 이슈로 법안 처리 '보이콧'을 지속하고 있는 야당을 정조준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런 법안들이 제때 통과되지 못한다면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국회의 책무를 강조했다.

이는 야당의 문제제기와는 선을 그으며 민생을 챙기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기존의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국무회의에서도 "지금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 "최근 야당이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포함해 무엇이든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주신다면 저는 존중하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힌 것도 국회에 활동할 수 있는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넘기면서 자연스럽게 선을 긋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또 "국회를 존중하기 위해 앞으로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며 의원 여러분들의 협조를 구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ㆍ기초연금 공약이행 강조=창조경제와 기초연금 등의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창조경제를 실현해 엄청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지금 우리 경제가 가고자 하는 창조경제의 방향에 확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창조경제타운 사이트를 언급하며 "창조경제타운에서 우리 국민들이 보여주고 계신 상상력과 창의력이 새로운 대한민국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약 포기 논란을 빚었던 기초연금과 관련해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어르신들의 생활안정과 국민들의 노후안정을 위해 내년 7월 기초연금제도 도입을 목표로 예산 5조2,000억원을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불가피하게 해결하지 못한 부분들은 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켜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기초연금 대상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 밝혀=남북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과의 신뢰가 구축된다는 전제 아래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등 경제협력 구상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대화와 협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며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해서 부산을 출발해 북한ㆍ러시아ㆍ중국ㆍ중앙아시아ㆍ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북핵 문제를 포함해 남북한 간에 신뢰가 진전돼가면 보다 다양한 경제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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