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예상보다 약했다] 노조원 소극참여… 冬鬪동력 떨어져

12일 민주노총의 총파업의 강도가 예상보다 약한 것은 총파업을 통해서 강력한 투쟁을 벌이려는 민주노총 지도부와는 달리 일선 노조원들이 잦은 파업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가 팽배하는 등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일 사업장으로는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민주노총 집행부의 계획대로 하루 종일 8시간 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오후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또 지난 9일 노동자대회에 이어서 이날 가두행진에서 당초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일부 노조원들이 폭력시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민주노총 지도부가 강력 시위를 사전에 자제할 것을 유도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물리적 충돌 없어=이날 총파업은 대부분 사업장이 부분파업을 벌이고 오후부터 전국 18개 시도에서 총파업 결의대회와 가두시위를 가졌다. 특히 서울 집회에서는 근로복지공단비정규직노조가 민주노총과 합세, 임단협 협상을 중단한 근로복지공단 규탄대회를 가졌다. 경찰이 경찰은 이날 44개 중대 5,000여명을 여의도 집회 장소 주변에 배치, 만약에 벌어질 충돌 가능성에 대비했으나 우려했던 충돌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부산에서는 2,000여명이 부산역 광장에 모여 집회를 벌인 뒤 거리 행진에 나섰고 광주에서는 참가자들이 비자금 수수로 물의를 빚고 있는 박광태 광주시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시청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총파업은 지난 6일 `1차 총파업`에 참여했던 쌍용자동차, 금호타이어, 뉴코아, 대우버스 노조 등 상당수가 이날 `2차 총파업`에 불참했다. 또 현대자동차, 국민건강보험공단, 만도, 대동공업, 위니아만도, 코오롱, 유성기업 등 총파업에 참여한 기업도 대부분 오전은 정상근무를 하고 오후 부분파업을 벌여 약해진 동투를 실감할 수 있었다. ◇동투 전망= 민주노총은 이날 총파업에 그치지 않고 내달 초까지 농민ㆍ학생 등 범국민 세력과 힘을 합쳐 투쟁을 지속시킬 계획이다. 노동계가 개선을 요구하는 손배ㆍ가압류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정부가 아직도 부처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등 개선안을 확정 짓지 못해`노정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의 강력한 투쟁의지에 비해 일선 노조원들은 적극 가세하지 않고 있어 향후 동투(冬鬪)는 사업장의 경제적인 피해를 동반하는 강력한 투쟁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집행부와 일선 노조 간부 등이 거리에서 벌이는 집회를 통한 소극적인 투쟁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올 초부터 제도 개선을 약속해 놓고는 아직도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만큼 투쟁의 여지는 있지만 투쟁의 동력은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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