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北특수 선전하자"금융기관들 치열한 '북한 특수'선점 경쟁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대기업들 못지않게 금융기관들도 치열한 '북한 특수'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과 보험 회사들은 북한 은행들과 환거래계약.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가 하면 북한 진출 기업들에 종합컨설팅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북한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성은행과 환거래계약을 맺기로 하고 곧 정부와 합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북한의 경수로 건설현장에 출장소를 두고 있는 외환은행은 '북한땅 첫 한국의 은행'이라는 연고로 독점제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15일 국내 200여개 기업 관계자들을 본점으로 초청, 대북교역 전문기업인 (주)IMRI 유완영회장을 강사로 초빙한 가운데 '북한 진출과 교역 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이 은행은 북한의 화려은행과 서울에 합작은행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한빛은행은 정부가 북한 실정에 맞게 외환관리규정을 개정하는대로 북한의 고려상업은행과 '이산가족 송금'업무제휴 계약을 맺기로 했다.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와 대북 투자사업을 상호 지원키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산업은행은 유엔측과 본격적인 협력사업 분야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도 대규모 공공건설과 수출입 관련 보험 등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대북 보험'의 선두주자인 현대해상의 경우 지금까지 금강산 여행상품 등과 관련해 거둬들인 여행 관련 보험료 수입이 63억원 가량에 달한다.
앞으로는 공공건설 및 수출입, 문화교류와 관련한 보험유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게 공통된 전망. 9년간 공사금액이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경수로 건설의 경우 건설공사보험, 조립보험, 자동차보험 및 배상책임보험 등 총보험료가 약 1,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LG화재를 주간사로 5개 손보사가 공동인수한 상태다.
향후 공공건설과 수출입 등이 늘어날 경우 건설공사보험, 적하보험, 배상책임보험 등을 놓고 국내 보험사간은 물론 미국, 유럽 등 외국 보험사와의 보험유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북한등 사회주의 국가의 경우 손해율 산정이 쉽지 않아 외국 보험사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대북 특수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보험사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규 기자 JKPARK@HK.CO.KR
이영태 기자 YTLEE@HK.CO.KR입력시간 2000/06/14 18:56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