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7 정재계합의이후 6개월이상 계속돼온 삼성자동차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협상이 주말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지난주말 경제장관회의에서 「12일까지 삼성자동차 빅딜을 마무리하지못할 경우 귀책사유가 있는 측에 금융제재를 한다」는 방침이 발표된 이후 삼성과 대우가 무척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한을 3일 앞둔 9일엔 강봉균 재정경제부장관이 『삼성차 빅딜에 중대한 진전이 있다』며 『이번 주말까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도 삼성차 빅딜에 대해 『기업 구조조정의 전체 일정과 관련된 중요한 현안으로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금감위를 중심으로 조속한 결단을 내려주도록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10일 열리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월례 회장단회의에서 만나게 될 이건희 삼성회장과 김우중 대우회장이 별도로 회동,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있다. 더욱이 오찬간담회에 康장관이 참석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삼자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다. 현재 양 그룹 모두 10일의 총수회동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주말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총수회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우의 삼성자동차 인수를 둘러싼 쟁점은 크게 삼성자동차의 기업가치가 얼마냐와 4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로 요약된다.
대우는 『기업가치 평가는 사실상 마무리됐고 남은 건 삼성자동차의 부채처리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부채처리는 삼성차와 채권금융단이 알아서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기업가치 평가부터 인식차가 크다고 말한다. 그러나 양 그룹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종합하면 기업가치 평가에 이견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부채처리의 경우 삼성계열사가 삼성차의 부채를 일부 떠안을 수 있는지, 이건희회장이 사재를 얼마나 내놓을지, 채권금융단은 손실분담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협력업체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이 모두 미해결상태다. 삼성계열사가 자동차의 부채를 떠안기엔 주주들의 반발이 만만치않다. 李회장의 사재출연은 삼성측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 李회장이 내놓을 수 있는 사재의 규모도 크지않고 그럴 생각도 없다는게 공식반응이다. 출자전환이나 대출금 만기연장 등 채권금융단이 분담해야할 손실의 규모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삼성 관계자는 9일 『이젠 묘수를 찾아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입장이 강경한데다 그동안 양 그룹이 충분히 논의, 쟁점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잘 아는만큼 『결단만 남았다』는 의미로 들린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