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산업단지 물부족 심각

섬유·염색·피혁등 가동률 50% 밑돌아경기도 동두천 지역의 섬유ㆍ염색ㆍ피혁업체들이 심각한 가뭄피해를 입고 있다. 다른 산업보다 물사용량이 많은 이 지역 업체들의 가동률은 50%를 밑돌고 있고, 매출액도 예년의 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물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대부분 업체가 공장가동과 원자재수입을 줄였기 때문. 지금이 이들 업계의 성수기임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그나마 상수도로 물을 공급받던 산업공단내 업체들도 지난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공업용수공급이 중단돼 타격이 컸다. 현재는 양주군에서 지원을 받아 예년 물수요량의 절반 가량인 5,000톤이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달 말까지 가뭄이 지속되면 다시 단수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납품기한을 맞추지 못해 기존 거래처도 떨어져 나가고 있다. 내수쪽은 납품업체와 제조업체간 합의하에 납품기한을 늦추거나 물량을 줄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쪽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로 한 피혁업체는 납품기일을 맞추지 못해 작년 5월 70만 달러에 달하던 수출이 올해 5월에는 20만달러로 급격히 줄었다. 예상치 못한 물값 지출로 인해 올해 순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물이 부족해 업체들은물을 사거나 지하수를 개발하고 있다. 평소 15톤당 3만원이던 물값이 7만원까지 치솟아 업체별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추가지출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한 염색업체는 현재까지 6,00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심각한 가뭄피해는 종합적인 재해대책마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동두천시 한 관계자는 "연천댐이 없어지면서 한탄강에 물이 말라 식수는 물론 공업용수도 부족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천댐은 96, 99년 홍수 때 붕괴돼 연천지역에 심각한 수해를 입혀 지난해 5월 완전 철거된 다목적 댐. 게다가 단수기간중 업체 마다 지하수를 개발하는 바람에 투자낭비가 심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한 염색업체가 200톤 가량의 지하수를 찾아냈지만 다른 업체가 끼어들어 150톤 가량밖에 얻지 못한 일도 있었다. 또 기껏 개발한 지하수가 너무 오염돼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업체관계자는 "업체끼리 컨소시엄을 구성, 전문업체를 선정해서 지하수를 개발했으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김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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