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군(軍) 사격장인 경기도 고양시 백마사격장이 전술훈련장으로 용도 전환된다. 미원이 발생하면서 이전을 추진하기 시작한 지 10여년만이다.
경기도 고양시와 육군 9사단은 최근 일산서구 탄현동 백마사격장(10만7,000 ㎡)에서 사격훈련을 중단하고 전술 훈련장으로만 사용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25일 밝혔다. 사격장 이전 계획은 대체 부지 마련의 어려움으로 백지화됐다. 또 시와 9사단, 주민으로 구성된 갈등조정협의회는 다음달 해체된다.
9사단이 관리하는 사격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백마사격장은 애초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러나 도시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직선거리로 317m 떨어진 곳까지 아파트가 들어서 사격 소음과 안전 문제로 2000년부터 민원 대상이 됐다.
특히 2000년 초 사격장 인근 정비업소로 총탄이 날아가고 2004년 5월과 지난 4월, 주민이 도비탄(발사된 총알이 딱딱한 물체에 맞고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것)에 다치는 등 세 차례 사고가 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시와 9사단은 그동안 원만한 해결을 위해 사격장 이전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2001~2002년 인근 고봉산이나 현달산으로 사격장을 옮기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무산됐다. 2006~2008년에는 현 부지에 실내 실거리 사격장을 건립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과도한 유지관리 비용과 훈련 효과 감소를 이유로 군이 반대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지난해에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정으로 갈등조정협의회가 구성돼 최근까지 사격장 이전방안이 논의됐으나 결국 대체부지를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군은 원거리 이동 등 불편이 있긴 하지만 예하부대 사격장에서 나눠 사격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
9사단의 한 관계자는 “이전 부지를 마련하기 어렵고 주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감안해 군에서 불편을 감수하기로 했다”며 “사격훈련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대별로 이동거리를 단축하는 등 최대한 훈련 효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사격장 용도가 훈련장으로 바뀌면서 소음이나 안전문제 등 민원이 모두 해결됐다”며 “군부대와 시가 사격장 안전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