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전성시대 활짝" 찬사에 "아직 아냐" 겸손한 골프황제

PGA 챔피언십 7일 티오프
매킬로이, 3개대회 연속 챔피언 조준… 코스 전장 길고 페어웨이 좁아 유리
기자 회견서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
허리통증 우즈 '자존심 회복' 강행군… 미컬슨·스콧·파울러도 우승 출사표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에서 23세의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는 2위에 8타 차 압승으로 메이저 대회 통산 2승째를 챙겼다. 2위는 타이거 우즈(39·미국)가 아니었다. 우즈는 매킬로이에 11타 뒤진 2언더파 공동 11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슬럼프를 거친 뒤 2년 전보다 더 강해진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가 다시 PGA 챔피언십 1번홀에 섰다.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오픈과 그에 버금가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을 차례로 접수하고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위해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발할라CC(파71·7,458야드)를 찾은 것이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이 대회는 7일 밤(이하 한국시간) 개막한다. 메이저 4개 대회 가운데 총 상금(1,000만달러)이 가장 많다. 매킬로이는 버바 왓슨(미국), 마르틴 카이머(독일)와 같은 조로 8일 오전2시45분 1라운드를 출발한다. 한국 선수로는 양용은(42·KB금융그룹)과 최경주(44·SK텔레콤), 김형성(34·현대자동차), 노승열(23·나이키골프)이 출전한다.

우즈가 허리 통증에도 출전을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매킬로이는 이번주 우즈와 싸우는 게 아니다. 우승을 당연한 듯 여기는 시선들과 싸운다. PGA 투어닷컴의 전문가 그룹은 13명 가운데 9명이 매킬로이의 우승을 점쳤다. 골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거의 모두가 매킬로이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는다. 매킬로이는 6일 대회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매킬로이의 시대가 열렸다'는 얘기들에 대해 "사람들은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고 다른 사람들도 거기에 동조한다"며 "지난 몇 달간 잘 친 것은 맞지만 너무 앞서 가는 얘기와 글은 피하고 있다. 그런 내용을 접하면 이미 우승한 것 같은 생각으로 출발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심신이 최고 상태임은 인정했다. 그는 "2012년보다도 낫다. 이렇게 좋았던 적은 없다"며 "스코어나 우승에 대한 생각 등 잡념 없이 4라운드도 1~2라운드처럼 부담 없이 치고 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2012년 5승을 챙기며 PGA 투어와 유럽 투어 상금왕을 석권했다. 최근 들어 33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를 똑바로 치고 있는 그는 "지난 8주간 근육량을 3㎏ 늘려 드라이버가 좋아졌다"고 털어놓았다.

발할라CC는 매킬로이가 처음 밟는 코스. 하지만 잭 니클라우스가 1986년 설계하고 2011년 개보수한 이 코스는 매킬로이에게 안방처럼 느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영국 가디언은 "코스가 길고 페어웨이는 좁다. 매킬로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500야드짜리 파5홀이던 2번홀은 파4로 바뀌었고 16번홀(파4) 4라운드 핀 위치는 온라인 팬 투표로 결정된다.

한편 4일 브리지스톤 대회 마지막 날 허리 통증으로 기권했던 우즈는 이날 PGA 챔피언십 출전 등록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자회견과 기타 행사를 모두 거른 우즈는 자신의 티 타임인 7일 오후9시35분에 맞춰 10번홀에 나타나기만 하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우즈보다는 우즈와 같은 조인 필 미컬슨(미국)이 매킬로이와 우승을 다툴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올 시즌 톱10 진입이 없을 정도로 부진하지만 브리지스톤 마지막 날 올 시즌 개인 최소타인 62타를 치며 부활 조짐을 보였다. 올해 마스터스 공동 5위, US 오픈 공동 2위, 브리티시 오픈 공동 2위에 오르며 '메이저 체질'임을 증명한 리키 파울러(미국), 매킬로이에 0.17포인트 뒤진 세계 2위 애덤 스콧(호주)도 우승 후보다. 우승하면 스콧은 세계 1위를 되찾는다. 매킬로이가 컷 탈락하고 세계 3~5위가 우승하지 않는 이상 톱20에만 진입해도 1위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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