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값 '너무 맵다'… 홍고추 10㎏ 7만1800원

작년보다 3배 가까이 껑충… 김장철 고춧가루 대란 우려


무ㆍ배추 등 채소 가격이 9월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추 값은 급등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홍고추와 이를 말린 건고추가 지난해에 비해 세 배 가까이 폭등해 김장철 고춧가루 대란마저 우려되고 있다. 9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김장철을 앞두고 고추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도매가격이 2만8,480원 정도였던 10㎏(상품) 홍고추는 7만1,800원으로 2.6배 가까이 올랐다. 한 달 전에 비해서도 94%나 뛴 것이다. 홍고추를 말린 건고추(화건ㆍ60㎏ㆍ상품) 도매가격은 157만원으로 지난해 59만5,600원보다 2.7배가량 급등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중 풋고추 가격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54.3% 올라 전체 평균의 10배가 넘었다. 또 생산자물가 가운데 풋고추와 건고추 가격은 각각 65.9%, 50.8% 올라 역시 전체 평균 6.5%의 약 10배에 달했다. 이처럼 고추 가격이 급등세를 타는 것은 올해 지속적인 호우로 탄저병이 돌면서 홍고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5%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통업체 간 가열된 물량확보 경쟁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승민 홈플러스 채소팀 바이어는 "15% 정도 생산량이 줄면 가격은 전년 대비 30~35%가량 상승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보다 가격이 크게 뛴 것은 업체 간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추 가격 상승은 고춧가루 값 강세로 이어져 결국 김장물가 상승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호 롯데마트 채소담당 상품기획자(MD)는 "홍고추 시세가 하락할 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에 홍고추 강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이는 고춧가루 가격 강세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추석맞이 방송좌담회에서 장바구니물가에 대한 근심을 드러내면서 고추 가격을 특정해 "이미 계절이 지나 흉작이 됐다"며 "가을 김장철이 되면 수입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채소류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찾았다. 적상추는 3일 연속 하락하며 상품 4㎏ 한 상자가 1만7,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 달 전(2만8,000원)보다 37.9%, 지난해(5만9,700원)보다는 70.9%나 하락했다. 같은 중량의 청상추도 지난해보다 75.2% 떨어진 1만4,40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시금치 가격 하락폭도 컸다. 상품 4kg 한 상자에 2만9,600원으로 지난해보다 33.8% 가격이 내렸다. 고랭지배추(1㎏)는 1,110원으로 지난해보다 11.1% 싸졌다. 채소 가격 안정은 최근 산지 일조량이 늘어나면서 채소 출하량이 증가한 반면 비싼 가격으로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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