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n 마켓] 대체투자 나선 자산운용사

부동산·인프라·자원개발서 펀드시장 침체 돌파구 찾기
미래에셋·KB자산·한국투신 올 대체투자 설정액 14조 예상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부동산·인프라·자원개발 등 대체투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시장이 침체되면서 대체투자 부문에서 활로를 찾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신운용 등 빅3 업체의 올해 부동산·인프라·자원개발 등 대체투자 펀드 설정액은 모두 합쳐 1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운용업계 7위권인 우리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설정액(14조5,000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부동산과 인프라, 사모펀드(PEF)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펀드 설정액(37조3,087억원) 가운데 부동산·인프라·PEF 규모가 5조8,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인프라 펀드는 지난 2011년 8,400억원 정도였지만 최근 1조2,500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어났다. 부동산 펀드 역시 매년 2,000억원 이상 증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호주 '포시즌 호텔 시드니'를 약 3,700억원에 인수했고 미국 시카고 핵심업무지구(CBD) '225웨스트웨커빌딩'을 약 2,500억원에 사들이는 등 해외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이었다. 국내에서도 고급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 호텔과 위탁계약을 체결, 6성급 '포시즌 호텔 서울'을 오픈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외 업무용 빌딩 매입과 호텔 사업을 이어가고 해외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며 "국내외 도로 등 인프라 사업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은 이희권 사장이 대체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대체투자 부문에서 강점이 있는 만큼 대체투자 시장에서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자"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KB자산운용은 전체 펀드 설정액(25

조7,794억원) 가운데 부동산·인프라 펀드 규모가 4조8,600억원가량 된다. 인프라 펀드는 2011년 2조6,700억원 규모에서 최근 4조100억원으로 50% 이상 증가했고 부동산 펀드도 2년 전 5,050억원 규모에서 현재 8,500억원 규모로 68% 늘어났다.

KB자산운용은 도로·발전회사·태양광 등의 사업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자본 재구조화 민자투자사업에 뛰어들었다. 자본 재구조화 사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철도·도로 등 건립과 관련해 민간투자업체에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뒤 매년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용보전방식(SCS)으로 계약을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수요 예측을 잘못해 비용 부담이 컸던 서울지하철9호선·용인경전철·대구범안로 등이 모두 자본 재구조화됐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경상남도와 부산시로부터 거가대교 운영권을 인수하며 자본 재구조화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김형윤 KB자산운용 인프라운용본부장은 "2011년 수익형 민자사업(BTO)과 임대형 민자사업(BTL)을 중심으로 사업을 넓힌 데 이어 지난해부터 자본 재구조화 민자투자사업, 전력발전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인프라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사업 영역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신운용 역시 부동산·인프라·자원개발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전체 펀드 설정액(20조9,600억원) 가운데 3조1,000억원이 부동산·인프라·자원개발 펀드다. 2008년 1조원 규모였던 설정액이 5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투신운용은 사회간접자본(SOC)·부동산 등 실물투자뿐 아니라 2006년 국내 운용사로는 처음으로 자원 관련 공모 펀드도 출시했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베트남·멕시코 등 유전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해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SOC·자원개발·부동산 등에 골고루 투자해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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