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경기 꽁꽁… “사상최악” 비명/“연말경기 실종”… 긴급진단

백화점 시장 등 유통업계의 올 연말 경기가 실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금융시장 마비현상이 유발되면서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자금을 요청하는 등 국내경기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소비심리도 극도로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의 부도사태가 잇따르고 대규모 감원사태가 확산, 유통시장에까지 한파가 몰아치고 있어서 유통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는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올 연말에는 전년보다 매출감소가 불가피해지는 등 경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유통업계의 올 연말경기를 진단해본다.<편집자 주>▷백화점◁ IMF긴급자금지원 요청이후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경우 하루 평균매출이 지난 11월21일 이후 17억원대에서 15억원대로 11.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에 신세계 본점과 미아점·영등포점·천호점의 매출도 종전 1일평균 21억2천만원에서 18억원대로 내려앉아 13%의 매출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이 기간 중 종전 하루평균 9억3천2백만원이던 매출이 7억9천4백만원으로 14.8%의 매출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갤러리아 압구정점은 이전까지 하루 8억원에 이르던 매출이 7억원대로 10%이상 떨어졌으며 해외 고급 브랜드를 판매하는 명품관매출은 23%가 감소했다. 백화점들은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유례없는 쓴맛을 경험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연말경기마저 이처럼 위축될 경우 사상최악의 위기에 몰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따라 각 백화점들은 올 마지막 바겐세일에 총력을 기울이며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지만 경기침체의 골이 너무 깊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심각한 경기불황으로 최대고객인 기업들이 경비를 최대한 억제하고 있어 상품권 등 선물특수도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려우며 이에따른 매출규모도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재래시장◁ IMF 구제금융 한파에다 엘니뇨 현상까지 가세, 남대문·동대문 등 재래시장의 올연말 경기는 얼어붙을대로 얼어붙었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계속된 불황으로 최악의 매기부진을 겪고 있는데다 엘니뇨 현상으로 날씨까지 따뜻해 겨울 장사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판매가 매년 꾸준히 위축돼 왔으나 올 겨울 시즌에는 예년보다 매출이 20∼30%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대문시장 의류상가의 한 상인은 『매기라고는 없다』면서 『예년 같으면 지금 영하 2∼3도 정도로 기온이 떨어졌어야 되는데 올해는 아직도 영상이니 겨울옷이 팔릴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예년 같으면 크리스마스등을 앞두고 아동복 특수가 있었으나 올해는 아동복도 전혀 수요가 없다. 남대문 부르뎅아동복 상우회 관계자는 『불황으로 워낙 장사가 안돼 지난 추석때 승용차·가전제품 등을 경품으로 내걸고 행사를 벌였다. 겨울 시즌에도 너무 매기가 없어 행사를 또 해야되는건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둔 트리용품 상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트리용품 상가의 한 상인은 『예년 같으면 이맘때 식사할 시간도 없이 붐볐으나 올해는 판매부진에다 환율폭등까지 겹쳐 매출이 예년의 30∼50%나 줄어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의류뿐 아니라 잡화를 취급하는 상가에서도 아직 선물용품 매기가 일지 않고 있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그러나 IMF 구제금융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이 합리적으로 전환,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할인점◁ 그동안 지속적으로 급신장세를 보여왔던 신업태인 할인점 매출도 소비위축으로 인해 감소세로 반전했다. 할인점가운데 최고의 영업실적을 올리던 E마트 일산점·분당점·창동점의 경우 11월말들어서면서 점포당 1일평균매출이 종전 3억5천8백만원대에서 3억3천4백만원으로 7%가 감소했다. 킴스클럽은 같은 시기 전국 17개점 평균매출이 23억4천1백만원에서 23억1천6백만원으로 1.6% 감소했다.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도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당 최소한 1일평균 2억5천만원대 매출을 올렸으나 11월말들어 2억∼2억5천만원으로 가라앉았는데 까르푸가 국내 점포를 개설한 이후 처음 겪는 불황이다. 할인점의 경우 불황일수록 타 업태보다 영업이 잘돼야 정상이지만 소비심리가 워낙 위축돼 있는데다 등록금 시즌까지 겹치면서 할인점까지 매출이 줄어드는 비정상적인 시장상황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이러한 경제여건이 바뀌지 않는 한 매출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쇼핑◁ TV 홈쇼핑업체들은 소비 자제를 촉구하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감안할 때 연말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보고 1일부터 일제히 국산품 및 중소기업 제품 행사를 마련했다. 예년의 경우 홈쇼핑 채널은 12월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연말 행사를 시작,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경품을 증정하고 수입품 위주의 히트상품 기획전 등을 준비해 왔으나 올해는 이같은 행사를 아예 중단하거나 축소 보류키로 함에 따라 연말 특수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 보고 있다. 홈쇼핑채널은 고가 사치품을 배제하는 대신 중저가 생활용품 위주로 상품을 전환, 소비자의 저변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LG홈쇼핑은 1일부터 7일까지를 「국산품 사랑주간」으로 정하고 국내 중소기업상품 및 국산품을 대대적으로 판매할 방침을 세웠다. 또 삼구홈쇼핑도 1일부터 「메이드 인 코리아」 「우수중소기업상품전」을 매일 방송하고있다.<유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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