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등 내수불황·환율급등으로 채산성 악화자동차·의류·주류·화장품 등 고가 외제상품을 들여오던 수입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저성장, 고실업으로 요약되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내수불황이 1∼2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환율급등으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입자동차업계는 환율급등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사실상 거래 중단사태를 맞고 있다. 미크라이슬러의 경우 지난달 1백26대를 판매했으나 이달들어서는 하루 한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고 있으며 포드도 판매부진으로 신규물량 주문을 중단했다. 판매부진으로 외제차 영업소가 속속 폐쇄하면서 판매기반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
대표적인 고가 수입의류인 「버버리」를 들여오는 유로통상은 매출부진에 환차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버버리매장의 한 관계자는 『계절 상품인 코트를 비롯한 주요 상품의 매출이 최근 한달 동안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주)신원은 직수입브랜드 「보스」 매장을 내년중 1∼2개 확장하려는 계획을 취소하는 등 의류업체마다 수입의류 물량 줄이기에 들어갔다.
가전제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너럴일렉트릭(GE)을 수입하는 백색가전은 최근 4∼5개월치 물량 도입을 잠정 중단했고 월풀제품 판매원인 두산상사도 내년 1·4분기 물량에 대해 주문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밸런타인과 로열설루트 등 양주를 수입하는 두산씨그램은 환율상승과 관세부담으로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용품 시장에서도 나이키 등 외제브랜드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외제브랜드는 주수요층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외제 안쓰기운동」을 펴는 등 소비절약활동에 나섬에 따라 매출이 줄고 있다.<권구찬·박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