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가구, 월 300만원 쓰면 100만원은 주거비"

현대연 분석

전세, 월세집에 사는 사람의 소비액 중 주거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 달에 300만원을 소비하는 가구는 이 중 100만원을 고스란히 전세, 월세 등 임차비용으로 내고 있다는 뜻이다. 금리 인하로 전세 가격이 급등하고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도 가속화한 탓이다.

26일 현대경제연구원의 ‘전월세 보증금 보정 슈바베 계수의 추이 분석’을 보면 임차가구의 전월세 보증금 보정 슈바베 계수는 지난해 34.5%로 2010년 30.4%에서 지속 상승했다. 이는 임차가구의 전체 소비지출액 중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4.5%라는 뜻이다.

지역별로 보면 역시 도시에 사는 임차가구의 부담이 컸다. 도시의 보증금 보정 슈바베 계수는 지난해 35.8%로 2010년 31%에서 급등했다. 반면 비도시는 2012년 25.5%에서 지난해 24.3%로 내렸다. 소득별로는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높았다. 지난해 41.4%로 전체(34.5%) 지수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두 차례 금리 인하로 전세 가격이 급등하고,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도 가속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하락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더욱 가속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고용시장 안정을 통해 가계의 소비를 늘려 주거비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의 조기 집행률 제고 등의 경기 침체 완화 정책을 통해 침체된 경기도 살리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택공급물량도 확대해 전세가격 안정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저소득층이 특히 주거비 부담에 힘들어하므로 저소득층을 위한 보조금 및 융자금 확대 등 맞춤형 정책도 필요하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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