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월가 대형은행들의 위험상품에 대한 투자를 규제하는 '볼커룰'의 일부 적용시점을 2년 연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은행들이 볼커룰에 따라 사모펀드·벤처캐피털·헤지펀드 등을 매각하는 데 2년의 시한을 더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월가 대형은행들은 오는 2015년이 아닌 2017년까지 사모펀드·헤지펀드 등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면 된다.

볼커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제정된 '도드-프랭크법'의 주요 조항으로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이 법은 미국 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주식이나 파생상품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헤지펀드·사모펀드 등에 대한 투자도 자기자본의 3%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연준은 이번 결정이 "펀드에서 한꺼번에 돈이 빠져나오면서 벌어질 수 있는 충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올 초에도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등 일부 파생상품의 볼커룰 적용시기를 2015년 7월에서 2017년 7월로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볼커룰 적용시점 연기가 월가의 로비에 굴복한 결과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통령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으로 당시 입법을 주도한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은 "영민하고 민첩한 세계적 투자은행가들이 5년이 넘도록 새로운 규칙에 따라 구조개편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한편 은행들의 자기자본을 이용한 투자인 '프랍트레이딩'은 이번 볼커룰 적용 연기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월가 은행들은 내년 7월부터 프랍트레이딩을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