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우리은행의 금호산업 예금계좌 가압류에 맞서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일 "우리은행이 금호산업 베트남법인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에 빌려준 대출금 590억원을 법적 소송을 통해 협약채권으로 인정받고 출자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약채권은 상환이나 담보설정시 채권단과의 협의가 필요한 채권을 말한다.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추진은 우리은행의 금호산업 예금계좌 가압류에 대한 맞대응 카드다. 우리은행은 비협약채권으로 분류된 대출채권에 대해 후순위 담보권 설정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금호산업 예금계좌를 가압류했다. 산업은행은 이 채권이 현재는 비협약으로 분류되지만 협약채권으로 볼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한 만큼 소송을 통해 진위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의 출자전환 추진 의사에 대해 우리은행은 즉각 반발했다. 상법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특수목적회사(SPC)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통해 집행한 대출금은 비협약채권이 맞기 때문에 금호산업의 워크아웃과는 상관 없이 상환을 받거나 담보설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의 대출금이 금호산업 주식으로 전환되면 우리은행은 대출금을 회수할 권리를 잃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비협약채권으로 분류된 것을 갑자기 협약채권으로 돌릴 만한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며 "담보설정을 하더라도 금호산업의 자금사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