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하모니… '더 식스틴' 첫 내한공연

3월 13일 LG아트센터

영국 합창단 '더 식스틴' /사진제공=LG아트센터

라틴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을 가진 '미제레레(Miserere)'는 다윗이 스스로 참회하는 내용을 담은 구약성경 시편 51편을 가사로 한 종교음악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가부터 비발디, 바흐, 모차르트를 비롯해 오늘날의 작곡가들이 이 곡을 만들어 남겼다. 특히 바티칸 교황청 성가대 작곡가인 그레고리오 알레그리(1582~1652)의 '미제레레'는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높은 영역의 C음(도)까지 치솟는 소프라노 파트와 강렬한 진행양식으로 17세기 당시 인기를 얻었고 교황청의 엄격한 보호령으로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이외의 어느 곳에서도 불리지 못했으며 편곡도 금지됐다. 훗날 1770년에 13세의 모차르트가 시스티나 성당에서 이 곡을 듣고 그날 밤 기억을 더듬어 악보로 옮겨적은 일화가 전한다.

이 귀한 곡을 유명한 영국의 유서 깊은 합창단 '더 식스틴(The Sixteen)'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게 된다. '더 식스틴'의 첫 내한공연이 오는 3월13일 LG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숫자 16을 뜻하는 '더 식스틴'은 1979년 영국 옥스포드에서 지휘자 해리 크리스토퍼스가 16명의 친구들과 16세기 르네상스 음악을 연주하면서 시작됐다. 르네상스와 바로크는 물론 21세기 현대음악까지 섭렵한 이들은 지고지순한 음색과 신중하고 짜임새 있는 성부의 전행, 균형 잡힌 연주로 특히 성스러운 종교음악에서 빛을 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식스틴'은 2000년부터 매년 주제를 정해 영국 전역에 있는 20여 개의 성당을 돌며 종교음악을 들려주는 '합창 순례'를 진행하며 "영혼을 정화해 주는 음악"으로 찬사받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은 '성모마리아'를 주제로 한 2013년 합창 순례의 레퍼토리를 들려줄 예정인데, 인간 음역의 한계를 들려줘 전율을 일으키게 하는 알레그리의 '미제레레'가 중심에 놓인다. 현대 교회음악의 거장인 제임스 맥밀란의 힘 있는 '미제레레'를 비롯해 르네상스 음악가 팔레스트리나의 '모테트', '스타바트 마테르' 등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조상인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