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talk, talk] 정봉규 지엔텍홀딩스 회장

"사업다각화 해야 회사 생존 유전·용접봉등 새사업 도전"
30년 가까이 환경관련 외길


“자금도 없고 겁도 났죠. 새 사업 할 생각은 못했습니다” 정봉규(62ㆍ사진) 지엔텍홀딩스 회장은 사업을 시작한 지 30년 가까이 집진설비 등 환경 관련 사업만 펼쳐왔다. 사람들은 대개 이를 ‘한우물 경영’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그의 생각은 다르다. “무능해서 못한 것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그런 그가 지난 2006년부터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새로 용접봉 사업을 시작하더니 유전사업에도 손을 댔다. 두 사업은 현재 진행형일 뿐 성패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정 회장을 만나 30년 외길 사업과 새 열정으로 추진중인 사업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사업 시작 당시에는 환경이라는 단어조차 생소 했을텐데요. -1976년에 회사를 설립했으니까 32년 됐네요. 고향의 할아버지 뻘 되는 분이 당시에 환경 관련 회사에 다니셨는데 여쭤봤더니 전망이 좋다며 무조건 해보라고 권했죠. 취직은 생각이 없었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분야라고 여겨 시작했습니다. 어려움이야 많았지만 중소기업인 명예의 전당에도 들어가고 훈장도 받았으니 충분히 의미있는 사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0년 가까이 한 우물을 파오다가 갑자기 사업다각화에 나선 배경이 궁금합니다. -나이 들어 대학원에서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회사가 생존하려면 커지는 방법 밖에 없고 그러려면 사업을 다각화해야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던 중 용접봉 사업 평가서를 보고 주거래처인 포스코의 유상부 회장께 의견을 구했더니 “나도 투자 좀 하자”며 웃으시더군요. 그래서 확신을 갖고 사업을 인수했죠. 유전 사업은 모든 보고서를 검토한 뒤 제가 된다는 확신을 갖고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용접봉 사업은 어떤 건가요. -지난 2006년 이종 용접봉 사업을 하는 회사를 인수했죠. 이종 용접이란 서로 다른 금속을 용접하는 세계 최초의 기술입니다. 처음에는 금방 사업화가 가능할 걸로 봤는데 계속 늦어져 아직까지 기다리는 중입니다. 공시사항인 만큼 반드시 성공할 생각입니다. 대신 자동용접 사업을 먼저 시작했는데 이 분야에서 최근 매출이 쑥쑥 늘어나고 있습니다. 용접봉 사업에서는 올해에만 200억원, 내년에는 5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전사업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카자흐스탄 쥬살리 유전은 세계 굴지의 컨설팅업체인 코시아사로부터 90% 신뢰 수준에서 가채매장량이 1억배럴인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최근에 석유공사와 삼성물산이 10억달러에 사들인 멕시코 해상 유전의 가채매장량이 6,100만배럴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규모가 이해될 겁니다. 중소기업이 해외 유전개발을 한다니까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더구나 시추를 위한 카자흐스탄 정부 인가가 당초 예정보다 3개월 정도 늦어지자 다들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더군요. 다행히 지난해 11월 카자흐스탄 정부와 시추 라이센스 계약을 맺어서 한 고비를 넘었습니다. 당시 25곳이 시추 계약을 추진했지만 실제로 계약을 맺은 곳은 지엔텍 뿐이며 이후에도 계약이 성사된 곳은 한 건도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원민족주의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지엔텍이 막차를 탄 셈이죠. 현재 탐사를 하고 있으니 좋은 소식이 들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사업이 있습니까. -우리 회사가 하는 사업은 크게 환경(집진설비), 자원(유전개발), 기초소재(용접봉)입니다. 셋 모두 새 정권이 중요시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분야인 만큼 다 잘 될 걸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민족사관고등학교 같은 학교를 만들어 인재를 키워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또 직원이 500여명 되는데 이들이 자기 자식들에게 입사를 권유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도록 만드는 게 소망입니다.

지엔텍은

집진설비 사업서 출발…지난해 지주사로 거듭나 정봉규 회장은 지난 1976년 집진설비 등의 사업을 하는 공영정화를 설립했다. 이후 지엔텍으로 사명을 바꾸고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에는 지주회사인 지엔텍홀딩스로 거듭났다. 지엔텍홀딩스는 지엔텍(환경사업), 지엔텍리소스(자원개발사업), 코웰무역유한공사(중국 환경ㆍ용접사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고 태양전지모듈업체인 미리넷쏠라와 투자자문사인 지앤에셋에 지분 투자하고 있다. 용접사업을 하는 인터코웰은 지엔텍의 자회사다.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전인 2006년 실적은 매출 678억원, 영업이익 64억원, 순이익 13억원이며 지난해는 매출 238억원, 영업손실 70억원, 순손실 91억원이다.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지난해 6월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지엔텍의 매출이 하반기에 계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적자전환은 용접사업의 투자비가 증가한데다 부실자산 일시상각 등 보수적으로 회계를 처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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