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23일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할 의지를 천명하면서 남한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한 실무접촉의 결렬을 두고 남북 간 기싸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유화적 제스처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평통은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 개선의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에 이바지하려는 우리의 진정어린 경기대회참가 의사에 대해 의심을 앞세우지 말고 적대관념으로 재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담화는 “우리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을 내보내는 문제를 겨레의 화해와 단합, 아시아와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친선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적극 이바지하게 하는 견지에서 인내성 있게 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 지맥으로 잇닿아있고 군사분계선에서 지척인 인천에서 진행되는 국제경기에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이 참가하지 못하는 비정상적 사태가 빚어진다면 온 겨레와 후대들에게 두고두고 씻을 수 없는 오욕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화는 선수단과 응원단의 파견 결정, 실무접촉 제안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며 “아시아경기대회가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참가로 더 흥성이게 되고 더욱이 격페된 북남관계를 열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는데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7일 열린 남북 실무접촉과 관련해 북측이 선수단 및 응원단 규모, 이동경로, 숙소 등의 문제에서 합리적 제안을 내놨다며 “체류비용 문제에 대해 말한다면 남측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우리 배를 가지고 나가 인천항에 정박시켜놓고 숙식하는 것까지 예견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선의와 노력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도 없이 우리 선수단과 응원단의 경기대회 참가문제에 시비를 걸고 말씨름이나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내외의 비난과 망신만을 자초하는 수치스러운 처사”라고 지적했다.
담화는 “북남관계가 지금처럼 최악의 상태에 처해있는 속에서 별치도 않은 문제를 가지고 서로 시비를 걸내기를 한다면 북과 남사이에 복잡하게 얽히고 맺힌 그 많은 매듭들을 언제 가도 한치도 풀어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담화는 남한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자제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한이 아시안게임의 선수단과 응원단 파견 문제를 위한 실무접촉을 다시 남측에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