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 포커스] 美횡보 亞상승… 차별화 장세 이어질듯

美증시 하락반전 가능성 낮지만 상승모멘텀도 없어
다음주 개최 FOMC회의가 단기방향성 좌우할 변수

지난 주 글로벌증시는 지역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는 횡보 국면을 보인 반면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증시는 상대적으로 높은 탄력을 보였다. 선진국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일본은 ‘나 홀로 강세’를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지역별로 차별화된 증시흐름은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선진국 증시의 경우 경기회복 및 금융위기 완화 기대감 등 오래된 호재가 이제는 약효를 다해가고 있는 상황이어서 횡보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선진국 증시 옆걸음질=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주 다우지수는 0.4% 상승했다. 주중에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지만 국제유가 강세 및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지수상승을 억제했다. 1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72.68달러를 기록, 4개월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주 초반에는 지수(다우지수ㆍ나스닥ㆍS&P500)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들 지수가 금융위기 동안 대체로 연동돼서 움직였던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이는 ‘금융위기 완화’란 상승동력이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지수별 구성종목 차이가 지수 흐름을 결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P500은 대형주가 주로 편입돼 있고 다우존스는 블루칩, 나스닥은 기술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나정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증시의 모습을 보면 더 이상 위기완화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는 증시의 추가상승을 이어가기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증시 동반 강세=이머징증시 내에서도 명암이 엇갈렸다. 브릭스(BRICs) 국가 중에서는 인도만이 3.27% 오르며 강세를 나타낸 반면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은 모두 보합권에 머물렀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홍콩증시와 일본증시의 선전이 돋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는 10일 4.03% 급등한 이후 내리 사흘 동안 상승했다. 또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3.77% 오르며 8개월 만에 1만선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일본증시는 ▦엔화약세에 따른 기업 생산성 향상 ▦개인투자자의 증시귀환 등에 힘입어 선진국 증시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또한 홍콩증시의 경우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수급여건도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횡보국면 이어질 듯=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주 글로벌증시는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지역별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펀더멘털 부문에서 뚜렷한 개선기미가 나타나거나 시장이 예상치 못한 호재성 재료가 출현하지 않는 이상 선진국 증시의 횡보 국면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정오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선 상황이어서 지수가 하락 반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그러나 상승모멘텀이 약화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미국증시는 한동안 지지부진한 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다음주로 예정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는 글로벌증시의 단기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제로금리가 진행되면서 FOMC 회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FOMC가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표시하느냐에 따라 글로벌증시가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석진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은 위험한 수준은 아니어서 FOMC가 당장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그러나 FOMC가 인플레에 대해 우려 섞인 발언을 할 경우 현재의 상승국면이 전환될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