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산책] 김종학 '여름밤'

캔버스에 유채, 117.4X258.5㎝, 2006년작

'설악의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종학(76)은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초창기 '앵포르멜(Informel)'작품을 제작하던 작가는 1980년에 들어서면서 '추상에 기초를 둔 구상'으로 설악의 4계절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20년 넘게 설악산에서 생활해온 작가의 캔버스에는 설악의 다양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대상으로서 설악의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설악을 통해 자기 속에서 내재화된 풍경의 모습을 그려낸다. 마치 작가의 내면 풍경을 캔버스에 재현한 듯하다. 아름다운 꽃이라고 봤지만 어느 순간 거친 물감 덩어리에 불과하게 느껴지고 깊고 넓은 바다라고 느꼈지만 갑자기 엄숙한 추상적 색면으로 다가온다. "자연 안에 구상도 있고 추상도 있다"는 화백의 독백 그대로 노 작가의 화폭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고 아름다움과 추함을 아우르며 경계가 허물어진 그 대상을 진정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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