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 중 가장 많은 편수가 제작된 영화는 바로 ‘007’ 시리즈다. 1962년 숀 코네리가 주연한 1편인 ‘007 살인번호’가 선을 보인 이래 총 21편이 개봉돼 인기를 끌었다. 내달 선보이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까지 포함하면 22편이 제작돼 그 동안 숱한 진기록을 남겼다. 주연인 ‘제임스 본드’ 역에 6명의 배우가 바통을 이어받으며 ‘전통’을 잇고 있는 건 한 사례다. 숀 코네리, 조리 레젠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다니엘 크레이그 등. 곧 관객과 만날 ‘007 퀀텀…’은 시리즈 사상 최고의 제작비인 2억2,000만 달러가 투입됐으며 로케이션 장소도 영국ㆍ칠레ㆍ유럽 등 수십 곳에 이를 정도. 기존 시리즈와 달리 ‘007 퀀텀…’은 전편 스토리를 그대로 이어 받은 후속작으로 21편의 라스트 씬에서 1시간 직후라는 설정으로 만들어졌다. 전편 ‘카지노 로얄’에서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는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첫사랑 베스퍼(에바 그린)를 잃게 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베일에 쌓인 인물 ‘화이트’를 잡아 심문한다. 이 과정에서 본드는 화이트를 비호하는 조직 ‘퀀텀 오브 솔라스’가 훨씬 거대하고 위험한 비밀조직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본드는 비밀조직을 파헤치기 위해 아이티로 향하고 그 곳에서 정보원 출신의 카밀(올가 쿠릴렌코)을 만난다. 카밀의 도움으로 비밀 조직의 배후 인물 도미닉 그린에게 접근하지만 본드는 자신의 조직인 MI6에서 배신자로 몰리며 도망자 신세로 전락하는데…. 007 시리즈의 국내 개봉 성적은 신통치 못했던 게 사실이지만 올해는 한국영화의 침체를 틈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가 개봉하는 11월 첫째주에는 이렇다 할 흥행 대작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상상을 초월하는 초대형 액션 장면이 시작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숨쉴 틈 없이 쏟아지며 관객을 스크린에 몰입케 한다. ‘몬스터 볼’ ‘연을 쫓는 아이’ 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 받은 마크 포스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매끄러운 연출력을 선보였다. 다만, 영화가 후반부로 흐르면서 스토리의 전개가 다소 갈피를 잡지 못한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