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가 미래 먹거리다] <2부> 컬처 강소기업이 뛴다 ③래몽래인

지구촌 통하는 작품으로 날갯짓
신인 배우·작가 '성균관스캔들' 10여국 수출 등 한류 붐 이끌어
스타 집착말고 콘텐츠 집중을… 제작비 지원 시스템 만들어야

김동래

성균관스캔들


한반도

광고천재 이태백



"인기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은 사실 TV에 못 나올 뻔 했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신인배우와 신인작가를 썼더니 방송사들이 다들 안 된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1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김동래(48·사진) 래몽래인 대표는 스타 배우만 선호하는 등 시청률 경쟁에만 급급한 국내 드라마 제작 현실에 대해 안까타운 심정부터 드러냈다. 김 대표는 "아이러니한 것은 '꽃보다 남자''성균관스캔들' 등 한류를 이끌었던 드라마 대부분은 신인작가와 신인배우가 만든 작품"이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드라마가 스타를 만들지, 스타가 드라마를 만드는 게 아니다"며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 선정 단계부터 시청률 올리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작품성 등 해외시장에 대한 부분까지 생각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래몽래인이 제작한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은 조선시대 젊은 남녀의 사랑과 꿈을 다룬 청춘 사극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젊은 주인공들의 풋풋한 연기가 어우려져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드라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 서울 드라마 어워즈의 '한류드라마 작품 우수상'등 국내 드라마 관련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뉴욕 TV페스티벌 에서도 동상을 받는 등 해외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성균관스캔들은 일본, 남미, 중동 등 10여개국에 수출돼 120억원을 벌어들이는 등 해외서도 한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시대를 뛰어넘어 현재 젊은 세대들도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것이 주효했다"며 "조선시대의 젊은이들도 사랑 문제로 끙끙 앓고 미래와 사회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만큼 시대는 변했지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가장 한국적인 드라마가 해외서도 통하는 법"이라며 "한복, 한식, 한국문화 등 우리 고유의 정서가 해외 시장서 경쟁력이 있는 만큼 미국, 일본 드라마를 흉내내기 보다는 우리 것을 잘 가꾸고 상품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래몽래인은'파리의 연인' '싱글파파는 열애중' '한반도' 등 40여개의 굵직굵직한 작품을 선보이며 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의 경쟁력은 바로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있다"며 "지금 방영되는 '광고천재 이태백'에서는 스펙이 안 좋아도 열정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청춘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덧붙여 "불륜을 소재로 한 막장드라마가 당장은 시청률이 높고 시선을 끌 수 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시장에서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 대표가 인정받는 제작자로 자리매김 하기까지 성장통도 컸다. 그는 "처음 방송국에서 편성을 받고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은행에 돈을 빌리러 갔지만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며 "결국 1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2금융권에서 브로커 수수료 3,000만원을 떼주고 3개월 쓰는 조건으로 겨우 대출받았고 그사이 이자만 1억원이 나갔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문제를 일으키는 제작사들 많다 보니 대출을 안 해주려 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같은 콘텐츠 기업들에 대한 지원 시스템 자체가 없는 게 문제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투명성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 그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자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왜 안 도와주냐고 하소연만 하지 말고 먼저 투명한 경영을 하도록 스스로 애써야 한다"고 주문하며 "투자자들이 회사 경영의 투명성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투자에 나설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드라마 제작비는 정해져 있어 돈이 많이 드는 배우, 작가로는 한류 드라마 등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없다"며 "방송국이나 시청자들이 편견을 버리고 역량있는 작가들과 배우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콘텐츠산업은 한마디로 굴뚝없는 공장인 만큼 관련 산업의 성장을 위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바램을 드러냈다.

서울경제ㆍIBK기업은행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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