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리움으로 떠나는 바다여행, 가오리의 수중안무… 펭귄·물개 생태체험… 바다 신비에 빠지다

아쿠아플라넷 일산 11일 개장… 수족관 내 동물원도 함께 조성
'감성 수족관' 63씨월드선 바다코끼리 쇼 등 연중 열려
'가족 맞춤형' 코엑스아쿠아리움 만지고 느끼는 체험공간 인기
롯데월드타워도 연말께 오픈

아쿠아플라넷 일산의 해파리 전용 수족관.

외관은 항해를 떠나는 유람선을 모티브로 했다.

63씨월드의 아쿠아리스트가 펭귄에게 먹이 주기를 시연하고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마스코트인 상어들. 가족 눈높이에 맞춘 전시로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쿠아리움 삼국지가 시작됐다. 한화·롯데라는 대기업과 서울오션아쿠아리움(이하 서울오션)이라는 중소기업 간의 경쟁이 그것이다. 서울오션이 사실상 처음 시작한 사업에 풍부한 자본과 기술을 무기로 대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대형 수족관을 통해 물속의 동식물들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인 '아쿠아리움'이 국내에 도입된 것은 지난 1985년. 서울 여의도에 세워진 63빌딩에 '63씨월드'가 들어서면서다. 63씨월드는 수조 규모가 1,000톤으로 그렇게 크지 않지만 한동안 국내 유일의 수족관으로서의 명성을 지켰다. 본격적인 대형 수족관 시대는 COEX에서 시작됐다. 서울오션아쿠아리움이라는 회사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규모의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개장하면서다. 아쿠아리움 시장은 한화그룹이 63빌딩을 인수하고 '63씨월드'를 운영하면서 본격적으로 확대된다. 한화그룹은 아쿠아리움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영업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제주 서귀포와 전남 여수에 아쿠아리움을 운영 중이고 오는 11일 경기도 고양에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 개장을 앞두고 있다. 롯데그룹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에 연내 오픈을 목표로 새로운 아쿠아리움을 건설하고 있다.

◇한화그룹, 아쿠아리움을 신성장동력으로='아쿠아플라넷 일산'을 만나면 그 모양부터 놀라게 된다. 기존의 서울 지역에 있는 아쿠아리움은 대부분 대형 건물 속의 일부로 존재하기 때문에 외관상으로는 아쿠아리움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일산신도시에 세워진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독립건물로 구성돼 우선 외관만으로도 관람객을 압도한다.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는 한화호텔&리조트는 이에 대해 항해를 떠나는 크루즈 유람선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외형은 크루즈의 유선형 선체를, 외벽의 커튼월은 물결 무늬를, 2층 야외공간은 갑판을 모티브로 했다.

기존 아쿠아리움과 달리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수족관과 동물원을 함께 둔 것이 특징이다. 한 건물에 수중생물 전시공간 '더 아쿠아'와 육상생물 전시공간 '더 정글'을 함께 마련했다. 바다를 전시의 주축으로 하되 바다에서 시작돼 육상, 하늘까지의 생물 진화를 콘셉트 삼은 것이다. 심해에서 육지를 거쳐 정글까지 서식환경에 따라 생물들이 배치돼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생명의 진화를 인식하도록 했다.

수족관을 기준으로 수조 규모 4,300톤인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220여종, 2만5,000마리의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전시돼 있다. 주요 해양생물로는 고래를 제외하고는 해양포유류 중 가장 큰 바다코끼리가 있고 인상적인 것은 평생 거꾸로 뒤집힌 채 살아가는 업사이드다운해파리를 비롯한 국내 최대 규모인 9종의 해파리들이다.

아쿠아플라넷 일산의 자랑은 메인수조인 '딥 블루오션'이다. 저수량은 2,000톤으로 현재 수도권에 있는 아쿠아리움 가운데 최대다. 관람객들은 가로 12m×6m의 초대형 아크릴판을 통해 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딥 블루오션'은 가오리류와 제브리샤크 등 30종, 1만여마리의 대형 어류와 중소형 어류가 어울려 서식하며 바닷속 생태계를 그대로 재현했다.

수족관들을 본 후 발길을 옮기면 '오션아레아'가 나온다. 여기에는 아쿠아플라넷 일산의 마스코트인 바다코끼리를 비롯해 참물범·펭귄·수달·비버 등이 모여 살고 있다. 오션아레나는 다른 밀폐형 수조와 달리 개방형 수조로 제작돼 보다 리얼하게 생물들의 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이들은 하루 두번 생태설명회를 열고 관람객과 마주하는 기회를 갖는다.

'더 아쿠아'를 지나면 마주하게 되는 '더 정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족관 안에 위치하고 있는 동물원이다. 관람객은 내부에 설치돼 있는 각종 나무, 동굴, 폭포 등을 보며 마치 '정글'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이곳에서는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르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알락꼬리원숭이를 비롯, 정글의 제왕 재규어, 다양한 앵무새, 설치류 카피바라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63씨월드, 국내 아쿠아리움의 효시=한화가 아쿠아리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8년이다. 하지만 노하우의 원천은 더 오래됐는데 바로 1985년에 국내 최초의 도심형 대형 수족관으로 문을 연 '63씨월드'다. 한화그룹이 2002년 대한생명과 63빌딩을 인수하면서 63씨월드도 함께 확보한 것이다. 63씨월드의 수조 규모는 1,000평에 불과하지만 400여종 2만1,000여마리의 다양한 해양생물이 전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생생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감성수족관'이라는 콘셉트로 펭귄피딩쇼, 바다코끼리 쇼, 물개 쇼, 바다표범 쇼, 싱크로나이즈드 전 국가대표선수들이 펼치는 아쿠아발레쇼가 연중 진행된다. 또한 펭귄 터치풀장과 수달 고고어드벤처를 통해 동물들의 개성 있는 움직임을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행동전시'를 도입했다. 다양한 수중공연도 관람객들의 호응도가 높다.

한화는 아쿠아리움 사업에 뛰어든 후 전국으로 망을 확대했다. 우선 2012년 5월 제주도 서귀포시 섭지코지 인근에 오픈한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아시아 최대, 수조 규모 1만800톤의 초대형이다. 2012년 7월 전라남도 여수에 오픈한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수조 규모 6,030톤으로 국내 두번째 규모다.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큰 아쿠아리움은 미국 애틀랜타시에 있는 '조지아 아쿠아리움'으로 수조 규모가 2만3,500톤으로 알려졌다.

◇가족 관객 눈높이에 맞춘 코엑스 아쿠아리움=국내에서 아쿠아리움이 본격화된 것은 2000년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개장하면서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중소기업인 '서울오션아쿠아리움'이 독자적으로 운영을 맡고 있다. 현재 수조 규모 3,000톤으로 수중생물 650여종, 4만여마리가 전시돼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강점은 편리한 접근성이다. 지하철을 이용해 2호선 삼성역에서 내려 COEX스에 들어오면 바로 아쿠아리움까지 도달하게 돼 있다. 가족들이 나들이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테마는 '물의 여행'이다. '아마존 열대우림' '맹그로브와 해변' 등을 거닐고 '세계의 바다'를 거쳐 더 깊은 '심해'에 이르기까지 물의 흐름을 따라가며 여행하듯 수중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곳의 마스코트는 '상어'다. 2,000톤의 바닷물이 들어찬 메인수조인 '오션킹덤'에는 수십 마리의 상어들을 비롯해 거대한 가오리와 바다거북, 떼 지어 다니는 은빛 물고기 등이 실제 바다와 흡사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가족 관람객이 많은 점을 감안,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신개념 체험형 과학관으로 만든 '키즈사이언스 아쿠아리움'은 COEX의 자랑이다. 어류 및 해파리의 성장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오픈시험실'을 비롯해 육지거북을 관찰할 수 있는 '육지거북 생태학습장',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는 물고기 이야기를 담은 '물고기 백과사전 수조',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다양한 체험공간이 구성돼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 롯데 아쿠아리움 연내 개장=아쿠아리움 산업이 커지면서 다른 대기업도 속속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업체는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롯데월드타워 단지에 수조 규모 4,000톤가량의 아쿠아리움도 건설 중이다. 회사 측은 연내 개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최고높이의 롯데월드타워와 함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다만 이 아쿠아리움은 개장 날짜가 원래 5월 중이었지만 월드타워 내에서 공사 중에 발생한 잇단 안전사고의 여파로 연기된 상태다. 더군다나 위치도 COEX에서 직선거리로 4㎞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관람객 유치를 둘러싸고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신경전이 한창이다. 이미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일부 직원들이 롯데로 이직한 것과 관련해서도 '빼내가기' 논란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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