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현장음 탁월한 DVD타이틀

액션물 - 라이언일병… 킬빌
음악물 - 물랑루즈·더월 등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한장면.

아무리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췄어도 괜찮은 DVD타이틀이 없으면 총은 있으되 실탄이 없는 격이다. 골수 마니아들은 1000장 이상의 타이틀을 수집한 경우도 있다. 그 정도의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좋은 DVD타이틀을 사는 데 인색할 필요는 없다. 진정 좋은 영화라면 보고 보고 또 봐도 볼 때마다 새로운 법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홈시어터 시스템에 좋은 DVD타이틀은 음향효과를 잘 살린 실감나는 영화다. 공연 실황을 담은 음악 DVD도 좋다. 기술적으로는 DVD 엔지니어가 원작 영화를 어떻게 리마스터링 했느냐도 중요하다. 요즘 나온 DVD는 돌비 디지털 5.1채널 또는 dts 사운드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지만 그래도 구입 전 한번쯤은 확인하는 게 좋다. DVD타이틀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검색하고 구입하는 게 가장 편리하다. 굳이 비싼 신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4장을 1만 원에 파는 저렴한 제품 중 주옥 같은 영화도 많다. 유통사들이 계절마다, 달마다 벌이는 특별 세일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다음은 서울경제 리빙&조이 팀이 추천하는 DVD타이틀. ▦라이언일병구하기=애호가들은 줄여서 ‘라일구’라고 부른다. 전반 15분 동안 숨가쁘게 벌어지는 오하마 해변 전투 장면은 홈시어터의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영화 역사에 남을만한 장관이다. 스필버그는 영화에 쓰이는 포탄 소리와 총소리를 최대한 사실에 근거해 구현했다. 2차대전 당시 ‘히틀러의 기계톱’이라고 불리며 연합군을 소리만으로도 공포에 몰아넣던 독일 기관총 MG42의 섬?한 발사음을 즐겨보자. 이 영화에 매료된 사람들은 스필버그가 TV용으로 제작한 2차 대전 시리즈인 ‘밴드 오브 브러더스’를 구입하기도 한다. ▦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역작으로 엔니오 모리코네가 담당한 음악이 더없이 훌륭하다. 훌륭한 영화음악이 영화를 어떻게 살리는 지 볼 수 있는 영화. 모리코네 애호가들은 ‘대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 ‘시네마 천국’ 등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은 작품을 모조리 수집하는 경우도 많다. ▦킬빌 vol.1, vol.2=헤모글로빈의 시인으로 불리는 쿠엔틴 타란티노 특유의 피튀기는 영상은 홈시어터 애호가라면 꼭 소장할 만 하다. 홈시어터 성능만 좋다면, 격투 장면에 나오는 각종 무기의 효과음이 방안을 휙휙 날아다닐 것이다. 타란티노는 영화의 배경음악을 옛날 노래들 중에서 골랐는데 이 곡들을 듣는 맛도 괜찮다. 영화 도입부에서 나오는 곡 ‘뱅뱅(Bang Bang)’은 채널 분리로 녹음돼 홈시어터 채널별 레벨을 조정할 때 써도 괜찮다. ▦매트릭스=영화 자체가 거대한 효과음이다. 첨단 테크널러지의 총아로 불리는 영화인 만큼 사운드가 영화의 개성을 십분 살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 탄피 굴러가는 소리를 듣자면 실제로 바닥에 뭔가가 굴러가는 듯하다. 상상 속에서 만들어 낸 미래 시대의 장면에 어떤 효과음을 넣었는지 잘 들어보자. 1ㆍ2ㆍ3편 세트로 구매하면 더 싸다. ▦스타워즈=영화의 제목을 보자마자 ‘붕붕’거리는 광선검 소리와 그 유명한 주제 음악이 떠오르지 않는가. 시리즈 중 최근작 ‘에피소드3-시스의 복수’는 영화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우주선 소리와 로보트 소리, 격투 효과음도 대단히 훌륭하다. 예전 3부작을 포함, 6부작을 세트로도 판매한다. ▦블랙호크다운=93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내전이 계속되는 이곳에 미군 전투헬기 블랙 호크 2대가 격추되면서 미군의 상황은 ‘공격’에서 ‘생존과 구출’으로 바뀌어 버린다. 실화를 소재로 해서 영국 기사 작위를 받은 리들리 스콧이 만든 영화. 첨단 헬기를 비롯해 현대전에서 쓰이는 무기들이 대거 등장하는 만큼 홈시어터로 보고 듣는 실감은 최고다. ▦물랑루즈=뮤지컬 영화도 홈시어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타이틀 목록에 빠질 수 없다. 2000년대 들어 가장 성공한 헐리우드 뮤지컬 영화인 ‘물랑루즈’와 ‘시카고’는 빼놓을 수 없는 수집 목록. 최근엔 ‘오페라의 유령’도 많이 팔렸다. 90년대 작품으로는 알란 파커 감독의 ‘에비타’를 수집할 만하다. ▦공각기동대=애니메이션 가운데는 단연 최고다. 애니메이션은 촬영 현장의 동시 녹음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전체가 효과음과 더빙인 만큼 소리가 더욱 중요한 장르가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공각기동대는 매트릭스에 영향을 준 작품인 만큼 사운드도 최고다. 극 중반 묘한 분위기의 주제 음악이 3분 넘게 나오는 장면이 압권이다. ▦더 월-라이브인베를린=음악 DVD타이틀은 취향에 따라 의견이 많이 갈리지만, 우선 핑크 플로이드의 전 멤버 로저 워터스가 90년 베를린에서 벌인 ‘더 월’ 공연실황을 추천한다. 워터스는 최고의 무대를 꾸미느라 늘 적자 공연을 한 아티스트. 밴드의 연주력도 최고다. 공연 막판엔 대형 벽을 한번에 우르르 무너뜨리는 이벤트는 장관이다. 애호가들은 ‘이글스’ 실황도 최고의 음악 타이틀로 꼽는다. ‘코어스’의 언플러그드 실황은 한때 홈시어터 판매장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타이틀. 한국의 음악 타이틀로는 단연 서태지 제로 라이브다. 콘서트 기획 당시부터 최고의 공연 실황 DVD 제작을 염두에 뒀다. 사운드를 서태지가 직접 챙긴 타이틀인 만큼 훌륭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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