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이틀째…野 매서워진 '송곳추궁'

'맥빠진' 청문회 의식..'북한청문회' 방불

한명숙(韓明淑) 총리 지명자에 대한 18일 이틀째 인사청문회는 `맥빠진 듯한' 청문회라는 여론을 의식한 듯 야당의원들의 질의가한층 날카로워지면서 여야간의 공.수(攻.守) 대결이 불꽃을 튀겼다. 한나라당을 필두로 한 야당의원들은 "공격의 날이 무디다" "여성 지명자라고 봐주냐" 라는 내부의 지적이 나오자 전날보다 한층 더 공세적인 태도로 돌변했고, 이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봐주기성 질의를 이어가며 `김빼기'를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날 주된 공격포인트를 `북한인권'으로 삼아 초반부터 한 지명자의 대북관(觀)과 사상, 참여정부의 대북정책 혼선을 집중 공략했고, 우리당측은정책성 질의에 치중하면서 한 지명자에게 발언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전략으로응수했다. 이를 반영하듯, 청문회에는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으로 알려진 김영남씨의 어머니 최계월씨, 납북자모임 대표 최성용씨, 요덕 정치범수용소의 실태를고발한 탈북자 김영순씨가 한나라당측 증인으로 채택되고 북한 인권문제에 밝은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 김수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김동균 변호사 등이 우리당측 증인으로 나와 흡사 `북한 청문회'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틀째 청문회 검증대에 올라선 한 지명자는 간간이 웃음을 지어보이는 등 시종차분하고 여유있는 태도로 일관했다. 전날 청문회를 비교적 무난히 잘 넘겼다고 자평하는 듯한 분위기가 엿보였다. 공격의 포문은 한나라당 김재원(金在原) 의원이 열었다. 김 의원은 "한 지명자는 북한정권을 만약에 인권문제로 압박할 경우 굉장히 위험한 사태에 처할 수 있다고 답변했는데, 이런 입장이라면 납북자 송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한 지명자는 "우리 정부도 적극 나서서 송환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있다"며 "우리로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놓자 김 의원은 "자꾸내용없는 맥빠진 답변으로 넘어가려고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김 의원이 `대북 퍼주기'라며 참여정부 대북정책의 실정(失政)을 추궁하고나선데 대해 한 지명자가 "우리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대북 평화정책으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조금도 밀리지 않자 김 의원은 즉각 "국정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자리에 미사여구만 동원하지 말아달라"고 추궁했다. 같은 당 박형준(朴亨埈) 의원은 "참여정부가 비료를 매년 30만t 주고 일방적 경제지원을 했지만 실질적 남북관계가 증진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주공격수중 하나인 김정훈(金正薰) 의원은 이날 느닷없이 한 지명자가 부도직전의 W 다단계 회사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상황을 담은 영상물을 공개하며 한 지명자와 이 회사 대표인 안 모회장과의 `특수관계'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이에 우리당측 청문위원들의 `대표'격인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한 지명자에게소명의 기회를 제공했고, 한 지명자는 "전혀 안 회장이라는 사람을 모른다"며 "지역구인 고양시가 후원하고 구청이 허가한 `빛 축제'로 알고 있으며 공식 초청을 받아참석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는 한나라당측이 막판에 전투력을 발휘하며 공격의 날을 세우기는했으나 결정적 하자가 될만한 이슈가 부각되지 않은 탓인지 전반적으로 밋밋한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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