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명에 달하는 네티즌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도박사이트 광고를 게재하는 수법으로 억대의 돈을 챙긴 해커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노승권)는 개인정보를 해킹해 네이버 지식검색 서비스 ‘지식인’에 도박사이트 광고글을 올려 도박사이트 운영자에게서 1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37)씨와 장모(32)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개인정보 보안이 취약한 게임·의류·꽃배달 관련 사이트 100여개를 해킹해 네티즌 230만명의 아이디(ID)와 비밀번호를 빼냈다.
김씨 등은 230만명 가운데 네이버에서도 동일한 ID와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네티즌 15만명 중 9만명의 이름을 도용해 이 사이트의 ‘지식인’에 도박사이트 광고를 무더기로 올린 뒤 사이트 운영자에게서 광고 수수료 명목으로 수익금 일부를 분배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네티즌들이 기억하기에 편하도록 여러 사이트에서 같은 ID와 비밀번호를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네이버 ‘지식인’ 외에도 온라인 동호회나 쇼핑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 도박사이트 광고글을 올리기도 했다.
장씨는 또 네이버 아이디 6만개를 중국의 개인정보 매매상에게 1,000만원을 받고 팔아넘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유출된 9만개의 ID를 네이버에 통보해 해당 ID를 변경하도록 하고 도박사이트 광고업자의 행방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