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잃고 시작한 음악서 삶의 위안"

소프라노 유현아 국내첫 무대

차이코프스키, 슈만, 림스키 코르사코프… 세계적 음악가인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처음부터 음악가의 길을 걷지는 않았다는 사실.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 법무성 관료로 일하다 음악가가 됐고, 슈만은 법학도에서 피아니스트로 전향했다. 림스키 코르사코프는 해군장교로 근무하다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이들이 음악가로 방향을 틀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등 음악을 공부해왔지만 부모의 반대로 다른 길을 걷다가 진로를 다시 바꾼 것. 이들에게 음악은 현실의 제약과 고통을 잊고 희망과 환희를 경험할 수 있는 탈출구였다. 오는 19일 국내에서 첫 독주회를 여는 소프라노 유현아(41) 역시 음악을 통해 삶의 위안을 찾고 있다. 그의 음악 인생은 드라마처럼 감동적이다. 그는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에서 의학도를 꿈꾸며 분자생물학을 공부하던 평범한 주부였다. 1993년 강도들의 총격으로 남편을 잃으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변하게 된다. 한동안 비탄에 잠겨 살던 그는 25세의 늦은 나이로 미 피바디 음대에 진학한다. 이후 네덜란드 성악 콩쿠르(1988), 나움버그 국제 콩쿠르(1999) 등에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6년에는 세계적 연출가 피터 셀라스가 만든 모차르트 오페라 ‘차이데’에서 주역을 맡아 뉴욕 링컨센터, 런던 바비칸센터 무대에 올랐고 지난해 1월 유망한 신인을 발굴하는 세계적 음반사 EMI의 ‘데뷔 시리즈’에 한국 성악가 최초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 대신 평소 접하기 어려운 가곡 위주로 짜여졌다. 퍼셀의 ‘노래하는 새들이여’, 멘델스존의 ‘줄라이카’, 슈베르트의 ‘보라, 이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등 아름답고 서정적인 가곡들로 구성된 레퍼토리가 돋보인다. 공연은 19일 서울 LG아트센터, 22일 김해 문화의 전당, 25일 울산 현대예술관.(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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