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사설] 국민편의 고려한 우주정책 세워야

아사히신문 2월27일자

지난 한달은 일본 우주개발 역사에 있어서 한 획을 장식한 시기다. 3개의 국적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쏘아올린 것이다. 잇따른 사고에다 관련 예산 삭감으로 풀이 죽었던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연구진의 표정도 밝아졌다. 기간로켓 H2A8호기가 지난 1월 말 지상관측위성 ‘다이치(大地)’를 우주궤도에 올렸다. 이어 H2A9호기가 기상위성 ‘히마와리(해바라기)’6호의 예비위성에 해당하는 7호를 띄웠다. 지난주에는 ‘M5’8호기가 적외선 관측 과학위성 ‘아카리(빛)’를 우주로 보냈다. H2A 로켓은 지난해 2월부터 3번째 잇따라 성공했다. 지금까지 모두 9회가 발사됐는데 실패는 1회뿐으로 성공률이 9할에 가깝다. 기상위성 분야에서는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백업’ 체제가 갖춰졌다. 재난방지를 위해서 예비기를 궤도에 대기시키는 것은 국제적인 상식. 그러나 일본은 77년 이후 겨우 1기만으로 만족하면서 폭우와 태풍에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히마와리7호는 국산위성이다. 일본ㆍ미국간 합의에 의해 정부가 발사하는 위성은 연구목적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제입찰을 거쳐야 한다. 국내 제작사는 가격 등에서 서구국가의 상대가 안됐다. 그러던 가운데 이번에 미쓰비시전기 컨소시엄이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같은 종류의 위성을 대표하는 표준형으로 설계된 것이다. ‘무(無)’에서 시작, 비용을 낮추고 신뢰성은 높였다. 미쓰비시전기는 이 표준형으로 민간 통신위성도 수주하고 있다. 히마와리7호를 잘 가동한다면 국제 위성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로켓만 주목을 받아왔는데 사실 로켓은 운반체에 지나지 않는다. 핵심은 우주에서 실제 일을 하는 위성이다. 뛰어난 기능과 높은 신뢰성, 여기에 가격도 낮아야 한다. 이러한 삼박자가 맞는 위성개발에 힘을 보태야 한다. 발사 실패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능을 압축한 중ㆍ소형 위성이 세계적 추세다. 히마와리7호는 항공관제 기능도 포함된 대형위성이다. 따라서 중ㆍ소형위성의 표준형 개발도 시급하다. 위성에서 정보를 수신하는 내비게이션 사용은 일상화됐고 휴대전화로 위성영상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우주는 하루하루 생활에 가까워졌다. 로켓과 위성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국민의 입장에 서서 우주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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