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잠수사 "팽목항 떠나겠다"

"군경 구조팀만으로 충분" … 갈등설엔 "유언비어"

세월호 침몰로 실종된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전남 진도 팽목항에 모인 민간 잠수사들이 철수하기로 뜻을 모았다. 해군과 해경 구조팀만으로도 충분한 상황이라 수색작업에 괜한 불편을 끼치지 않겠다는 뜻인데 일부에서는 군경과 갈등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민간단체인 한국수중환경협회의 황대영 상임대표는 22일 "오후6시께 수색을 마치고 돌아온 민간 잠수사 단체 대표와 회원들끼리 회의를 통해 200여명 자원봉사자 가운데 상당수가 철수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제 사항은 아니므로 현장에 남기를 원하는 사람은 구조에 참여한다"며 "다수의 잠수사가 돌아갈 계획이고 새로 이곳에 오겠다는 회원들에게는 자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철수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조건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 있다. 황 대표는 "현장의 조류가 빠르고 시야가 나쁜데다 선실이 칸칸이 닫혀 있어 잠수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선체로 향하는 통로가 제한돼 한 번에 여러 명의 잠수사가 들어가지 못해 군경 요원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다수의 민간 잠수사가 군경의 구조 활동에 되레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게 황 대표 등 민간단체 대표들의 결정이다.

반면 일부 잠수사들은 "해경이 잠수를 막고 협조적이지 않아 작업을 중단했다"며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잠수사는 "민간 잠수사 14명이 한 배를 탔는데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해 짐만 나르다 왔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단체들 간의 강제성을 띠지 않는 결정인 만큼 23일에도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구조 작업 참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일부에서 제기된 민간 잠수부와 정부와 갈등은 없었다"며 "모두 유언비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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