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주축으로 한 유럽연합(EU)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공동의 위기방어막을 형성하려는 노력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 의회가 구제금융 법안을 부결시켰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별국가 단위의 문제해결에는 한계가 있다는 위기의식 아래 EU 순회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각국 수뇌부에게 긴급 금융정상회담을 제의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마르세유에서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함께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회동한 후 기자들에게 “며칠 안에 파리에서 바로수 위원장 및 선진8개국(G8) 내 유럽 4개국 대표들과 만나 금융정상회담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몇 주 안에 주요국 지도자들 간의 긴급 금융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금융정상회담이 열리면 새로운 국제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협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회동에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국가들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나 G8에 중국ㆍ멕시코ㆍ브라질 및 남아공화국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다.
한편 엘리제궁은 30일 자국 은행 및 보험업계 최고경영자들이 긴급 회동해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사르코지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수아 피용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경제장관, 프랑스 중앙은행인 프랑스은행의 크리스티앙 누아예 총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지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0.3%로 위축되면서 준침체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28일 벨기에 최대 은행인 포르티스에 구제금융이 투입된 후 프랑스-벨기에 합작은행인 덱시아그룹의 유동성 고갈 가능성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언론들은 회의에서 덱시아에 대한 긴급 지원방안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