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와 엔화강세흐름이 진정되면서 저평가를 받았던 국내 수출주들의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변동성이 줄어들면서 다시 외국인과 기관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대형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옵션만기일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전날보다 3.54포인트(0.18%) 오른 1,979.61에 거래를 마쳤다. 옵션만기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매매가 2,130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밀어 올렸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날 763억원을 사들인 것을 포함해 5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반등을 노리면서 국내 대형수출주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0.20% 오른 149만원을 기록하며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50만원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이날 보합으로 거래를 마감한 현대차도 최근 5거래일간 강세를 이어가며 주가가 8% 이상 올랐고 기아차도 이날 0.19%(100원) 오르며 이틀째 상승흐름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대형주가 지난해 말부터 환율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과도한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저가매력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복귀할 조짐이 보이면서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이 낮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수급이 몰린다는 평가다. 특히 외국인들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각각 12만1,692주, 43만9,177주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경우 올 들어 국내 증시가 하락하며 경쟁업체인 애플이나 도요타자동차에 비해 저평가됐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다시 국내 증시로 들어온다면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큰 폭의 환율변동이 없는 한 국내 수출주들의 수급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ㆍ달러환율이 1,080원에서 1,090원대, 엔ㆍ달러환율이 95엔선에서 왔다갔다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엔ㆍ달러환율이 갑자기 급등하며 100엔선을 넘지 않으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대형 수출주들의 주가는 위로 열려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