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가 내년부터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문을 활짝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주식 위탁운용사 풀(pool)에 국내 자산운용사를 늘리고 해외주식 매매거래 시스템 제공업체로 국내 증권사를 채택하겠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KIC의 관계자는 "해외 주식 투자와 관련해 자격을 갖춘 국내 자산운용사를 선별해 신규로 풀에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안홍철 신임 사장이 국내 금융업체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국내 금융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올해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같은 흐름에서 국내 증권사를 시스템제공업체로 선정하는 것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IC가 국내 업체의 해외주식 위탁운용사 풀 진입을 새로 허용하면 자산운용업계에는 상당한 규모의 신시장이 창출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IC는 한국은행 등 정부가 맡긴 자금 342억달러를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다. 현재 KIC가 해외주식 운용과 자금을 위탁하는 업체는 99%가 해외운용사다. 국내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 등으로 1%도 채 안 된다. 업계에서는 KB자산운용·신한BNP파리바 등 아시아 시장 운용능력이 뛰어난 운용사들의 신규 가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KIC가 해외 주식 매매거래 시스템 제공업체를 국내 증권사로 선정한다면 실적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증권업계에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