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지수선물 롱쇼트펀드' 굿

지수선물로만 쇼트전략… 변동성 줄여 수익률 양호


롱쇼트(저평가 주식 매수·고평가 주식 공매도)펀드 수익률이 최근 규모 급증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코스피200지수 선물로만 쇼트전략을 구사하는 롱쇼트펀드는 선전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주식]A'의 연초 이후 수익률(8일 기준)은 7.12%로 국내 설정된 공모형 롱쇼트펀드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자 1[주혼]A'는 4.68%로 전체 3위다. '미래에셋마켓헤지자(주혼)종류A'도 2.08%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전체 롱쇼트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73%에 그치는 점을 고려하면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이 3개 펀드의 공통점은 개별주식이 아닌 코스피200지수 선물로만 쇼트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국내 설정된 대다수의 롱쇼트펀드는 하락이 예상되는 개별 종목이나 코스피200지수선물을 매도(Short)하는 전략을 병행하지만 이들 펀드는 오로지 코스피200지수선물만 매도하는 전략을 취한다.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는 코스피200구성 종목 중 우량 기업을 매수(롱·Long)하다가 코스피지수 하락 신호가 포착되면 미리 코스피200지수선물을 매도(쇼트·Short)한다. '에셋플러스해피드림투게더'는 주로 각 섹터별 일등기업 주식 등에 투자하면서 시장의 각 국면별 상황에 따라 시스템적으로 코스피200지수선물을 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펀드가 코스피200지수 선물만 매도해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일반 롱쇼트펀드는 종목 선정을 잘못해 매수한 주식이 떨어지고 공매도(주식을 빌린 뒤 매도)한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경우 손해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주요 롱쇼트펀드가 지난해부터 규모가 급증하면서 탄력적으로 롱쇼트전략을 구사하기 어려워졌다.

반면 코스피200지수선물로 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롱쇼트펀드는 어느 종목을 공매도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 롱 포트폴리오만 잘만 짜면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다. 주식 대여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대차수수료도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정창곤 KDB자산운용 상품개발팀장은 "일반 롱쇼트펀드는 개별 주식에 대해 롱쇼트 포지션을 잘못 가져갈 경우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반면 코스피200지수선물로만 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는 종목 선정 리스크가 작고 코스피200선물 지수 흐름만 파악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관리하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이관우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상무도 "코스피200선물을 매도할 경우 기본적으로 연간 단위로 금리 수준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롱 포트폴리오만 잘만 짜면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개 코스피200선물 가격은 현물 대비 높게 형성됐다가 만기가 되면 현물 수준으로 수렴해 대개 하락하기 때문에 코스피200지수선물 매도자는 기본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이 상무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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