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1월 25일] 전면 재정비 시급한 국가 안보태세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종전과 성격이 다른 도발이라는 점에서 확고한 안보태세 확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북의 도발은 계속돼왔지만 민간인 거주지역에 무차별 해안포 공격을 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물론 군과 국민 모두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포격을 당한 연평도 주민만의 일이 아니라 전국민이 피해자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휴전협정 체결 이후 남북관계는 북한의 도발로 점철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56년 동해에서 PCE-56함을 침몰시킨 것을 비롯해 미국 푸에블로호 납치, 미 해군의 EC-121 정찰기 격추, 판문점 도끼만행, 1ㆍ21사태, 아웅산 사건, 대한항공 858기 격추, 천안함 사건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북한은 10만건이 넘는 정전협정 위반 등 수많은 만행을 저지르고도 항상 남한이 먼저 도발했다고 생떼를 썼다. 이번 연평도 포격도 마찬가지다. 최근 '농축 우라늄' 등 핵을 앞세운 '벼랑 끝 전술'에 뒤이어 우리 영토에 해안포 공격이라는 무력도발을 자행했다. 다음에는 어디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 영토가 직접 공격을 받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도 일부에서는 일과성 사건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는가 하면 이를 둘러싸고 내부분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북한의 잇단 도발을 겪으면서 내성이 생긴 탓도 있겠지만 허술한 자세로는 제2, 제3의 연평도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우선 정부는 북한의 만행에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 천안함 사건에 이어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과 관련한 우리 군의 대처가 적절했는지를 놓고 의구심을 가지는 국민이 적지 않다. 말로는 단호한 응징을 다짐하지만 실제 대응에는 허술한 점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남북관계는 종전이 아니라 정전상태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북한의 도발을 즉각 응징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필요한 시점에 행동으로 보여줘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목표로 삼았다는 것은 우리 영토 다른 곳도 공격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연평도 사태는 새로운 시작이다. 굳건한 안보 없이는 경제안정과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북한을 비난하는 데 열중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확립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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