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지난 11·4 중간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 및 집권 민주당이 대패한 뒤 단행된 첫 내각 교체다. 오바마 행정부 각료 가운데 유일한 공화당 출신인 헤이글의 사임은 중동에서의 이슬람국가(IS) 사태 등과 관련한 백악관 국가안보팀과의 갈등이 주된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헤이글 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헤이글의 사임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척은 진솔한 조언과 충고를 해줬으며 항상 나에게 직언했다”며 “지난달 헤이글 장관이 내게 국방장관으로서의 직무를 마무리할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이룬 성취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오바마 행정부 들어 안정과 안보가 제 궤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헤이글 장관은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이던 지난해 초 오바마 2기 내각에 국방 장관으로 선임됐다.
그는 2년 남짓한 재임 기간 국방 예산 감축에 따른 미군 재편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아프가니스탄 철군, 서아프리카에서의 에볼라 퇴치 지원 등을 지휘했다.
그러나 IS 격퇴 전략의 핵심인 공습 작전이나 에볼라 대책 등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 및 백악관 국가안보팀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전략에 의구심을 나타내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보낸 2쪽짜리 내부 메모가 공개되기도 했다.
헤이글 장관의 후임으론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잭 리드(민주·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 애슈턴 카터 전 국방부 부장관 등이 거론된다. 헤이글 장관은 후임이 지명돼 상원 인준을 통과할 때까지 장관직을 수행한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