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멋진 키스신 50장면·대화 모은책 출간

"전 키스 할줄 몰라요… 코는 어디에 둬야죠?


컨트리 가수 지미 로저스가 “당신의 키스는 포도주보다 달콤해요”라고 노래한 것처럼 키스는 달콤할 뿐 아니라 포도주처럼 당사자를 취하게 한다. 아마도 실제의 키스보다 더 멋진 것이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나누는 스크린 위의 키스일 것이다. 역대 영화 키스신 중 가장 멋진 키스신 50장면과 연인들이 나눈 대화를 모은 책 ‘멋진 키스’(Great Kisses(티모시 나이트 지음)가 출간됐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마리아(잉그리드 버그먼)와 로버트(게리 쿠퍼)가 나눈 키스는 너무나 순수하다. “오, 로버트, 전 키스를 할 줄 몰라요. 그렇지 않다면 당신에게 키스를 할 텐데요. 코는 어디에 둬야 해요?”라고 묻는 마리아를 정열적으로 끌어안고 키스하는 로버트. 가지런하게 난 하얀 이를 드러내면서 수줍게 미소 짓는 마리아가 참으로 곱다.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불륜의 사랑을 나누는 고참상사 워든(버튼 랭카스터)과 유부녀 캐런(데보라 카)이 밤의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 파도를 뒤집어쓰며 나눈 키스야말로 관능적이다. 뜨거운 키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레트(클라크 게이블)과 스칼렛(비비안 리)이 나눈 키스. 자포자기 하는 듯한 키스는 ‘젊은이의 양지’(사진) 에서 화면 가득히 클로스업 된 앤젤라(엘리자베스 테일러)와 조지(몽고메리 클리프트)에서 볼 수 있다. 입술이 포개지지 않아도 로맨틱한 키스도 있다. 담배를 통한 간접 키스인데 이런 키스는 ‘자 항해자여’에서 베티 데이비스와 폴 헨리드가 로맨틱하게 나누기도 했다. 또 ‘모정’에서 윌리엄 홀든과 제니퍼 존스가 서로 담배를 입에 물고 담뱃불을 빌려 주고 받는 것도 은근한 키스의 표현이다. 키스는 노래로도 끊임없이 찬양받고 있다. ‘키스로 봉한 편지’ ‘베사 메 무초’ ‘일 바치오’ ‘불의 키스’ 등이 모두 키스 노래들. 키스의 잔영을 감상적으로 노래한 것이 ‘카사블랑카’에서 샘이 피아노를 치며 부른 ‘세월이 흐르면서’이다. “이것을 기억하세요/키스는 세월이 가도 여전히 키스지만/한 숨은 그저 한숨에 지나지 않지요/세월이 흐르면서 우리가 순응케 되는 기본적인 일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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