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LTE-A' 삼성과 숱하게 밤샜죠

■ 권혁상 SKT 네트워크부문장
전국 서비스 LGU+에 선수 뺏겨 와신상담 심정으로 조기 상용화
전송속도·음성품질도 최고 수준


SK텔레콤이 지난달 말 세계 최초로 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드(LTE-A) 서비스를 개시하기까지 권혁상(57ㆍ사진) 네트워크부문장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심정이었다. 지난 2011년 7월 LG유플러스와 동시에 LTE 서비스를 시작하고도 전국 범위의 LTE 서비스는 LG유플러스에 선수를 빼앗긴 경험 탓이었다.

그는 LTE-A에서는 '최초'를 차지해야 한다는 다짐을 했다. 이 때문에 대외적 목표(9월)와는 달리, 회사 내부적으로는 6월 말로 데드라인을 정하고 LTE-A 통신망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권 부문장은 "통신장비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일찌감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숱하게 밤을 샜다"며 "에릭슨으로부터 장비를 공급받는 LG유플러스는 아무래도 중요한 사항은 스웨덴 본사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LTE-A 서비스 상용화를 두고 SK텔레콤ㆍ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에릭슨도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인 셈이다. SK텔레콤은 6월 초에 준비를 마치고 LTE-A 스마트폰이 출시되길 기다렸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다. 현재 SK텔레콤의 2세대(2G)ㆍ3세대(3G)ㆍLTE 가입자들이 하루에 이용하는 데이터의 규모는 1페타바이트(PB)에 달한다. 무려 700메가바이트(MB)짜리 영화 153만 편에 해당하는 용량이지만, 시스코 등에 따르면 이는 5년 내에 10배, 10년 내에 100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권 부문장은 "SK텔레콤은 최고 수준의 품질(Premium Quality), 월등한 데이터 전송 속도(Excellent Speed), 28년간의 노하우 기반 안정적인 망 운용(Total Stability), 앞선 기술(Advanced Technology)을 뜻하는 'PETA'의 콘셉트를 지켜나간다는 게 SK텔레콤의 자존심"이라고 강조했다.

통신품질의 경쟁 우위에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100% LTE'라고 하는 LG유플러스의 LTE-A는 축구로 보면 골키퍼 한 명만 남기고 전부 공격수로 투입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음성과 데이터 모두 LTE 통신망 하나로 제공하는 '싱글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경우 3G 음성통신망까지 활용할 때보다 통화품질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게 권 부문장의 지적이다. 그는 "SK텔레콤은 3G망과 3G-LTE망 사이의 연동 기술(SRVCC), 음성LTE 서비스인 HD보이스 등의 '3중 서비스'로 음성통화 품질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LTE와는 달리 전국의 읍ㆍ면까지 아우르는 'LTE-A 전국망'은 아직 계획이 없다는 게 권 부문장의 이야기다. 그는 "전국 84개 시에 전체 인구의 95%가 몰려 있고, 그 외의 지역에는 LTE가 빵빵하게 깔려 있다"며 "SK텔레콤이 앞으로 어떤 주파수를 갖느냐에 따라 전략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당초에 LTE-A는 전국망을 도입할 계획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용자가 별로 없는 산간벽지에선 LTE라도 서울 강남의 LTE-A보다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며 "이런 곳까지 LTE-A를 도입하면 국가적인 낭비"라고도 덧붙였다.

한편 이달말로 예정된 LTE 주파수 경매와 관련, 권 부문장은 "LTE-A는 기술을 개발하고 장비를 설치해서 차곡차곡 도입하는 것인데, KT가 1.8GHz 주파수를 가져가면 가만히 앉아있다가 갑자기 1등을 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열심히 공부해 온 학생들을 제치고 가만히 있던 학생만 선생님이 도와주는 느낌이라 기술자로서는 답답한 심정"이라는 게 그의 이야기다. KT는 아직 LTE-A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주파수 경매에서 1.8GHz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더 적은 비용으로 LTE-A처럼 속도가 두 배 빠른 광대역 LTE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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