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의 당사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을 재조사하려 했지만 불발됐다. 박 사무장은 현재 국토부의 연락에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15일 "이날 오전 박 사무장을 다시 불러 폭언·폭행 여부와 관련한 재조사를 하려고 했지만 박 사무장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응답이 없고 문자메시지에도 답장을 보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재조사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무장이 국토부의 재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것은 국토부의 조사 투명성이 훼손돼 있다고 믿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 사무장은 "대한항공 직원들이 몰려와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할 정도였지만 국토부는 초기 조사 당시 사건 관계자들이 객관적으로 진술하도록 여건을 조성해주지 못한 것이다.

국토부의 조사가 주춤한 반면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오는 18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이근수 부장검사)는 이날 항공법 위반과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강요 혐의 등으로 고발된 조 전 부사장의 소환계획을 조율 중이다. 검찰은 램프리턴(비행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폭언했다는 정황이 어느 정도 확인됨에 따라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과 여승무원에게 직접 사과하러 이틀 연속 자택을 방문했지만 헛걸음을 했다. 조 전 부사장은 전날 이들의 자택을 찾았지만 아무도 없어 사과내용을 담은 쪽지를 남기고 갔었다. 이날도 이들의 자택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도 없어 조 전 부사장은 미리 준비한 편지를 우편함에 남기고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