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기자회견에 담긴 전략 방향

인력 많고 40대이상 비중 높아 지속 성장 어려운 점포 통폐합
"中企·소상공인 금융 주력… LIG손보 계약 연장할 것"


윤종규(사진) KB금융그룹 회장은 "절대 인력이 다른 은행에 비해 과다하고 40대 이상 직원 비중도 높은 게 걱정"이라며 "인력 생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검토하고 있으며 장래 지속성장이 불가능한 점포는 통폐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령화된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불필요한 점포를 없애겠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영업 전략과 관련, 윤 회장은 전통적으로 강자였던 '리테일'에 역량을 집중하되, 중소기업 등으로 범주를 확장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혀 앞으로 중기 여신을 놓고 은행 간 격돌이 한층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회장은 "경쟁력을 가진 소매금융 분야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가계대출 총액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앞으로는 성장 잠재력이 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금융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부를 늘려줄 수 있는 자산관리(WM) 분야와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기업투자금융(CIB)·유가증권·구조화금융·인프라스트럭처 분야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추가 인수합병(M&A)보다는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인 LIG손해보험의 빠른 승인 내지 이미 인수된 계열사의 정상화 노력에 전념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계약을 연장해서라도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회장은 "LIG손보와 계약을 연장하는 것을 포함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추가 M&A보다 당분간은 캐피털·저축은행의 정상화에 집중할 것이며 비은행 부문에서 생명보험과 증권 쪽을 어떻게 보강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는 일본이 미국의 유니온뱅크를 인수한 사례를 언급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남아시아권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해당 국가의 업체와 조인트벤처로 진출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수단을 놓고 검토하겠다"면서 "해외 진출은 은행뿐만 아니라 카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임자들의 경영업적을 일부 승계할 뜻도 비쳤다. 그는 "제가 KB 회장으로 취임한 것은 모든 전임자들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라면서 "원샷 인사, 스토리금융 등 합리적으로 검토되고 도움이 되는 것은 승계하고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회장·행장 겸임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빠른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겸임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 국민은행이 얼마나 빨리 정상적으로 가는지가 중요하다. 여러 가지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 사옥 설립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사무실이 퍼져 있어서 그로 인해 오는 비능률이 커 통합사옥에 대한 바람이 강하다"면서 "임기 중 통합사옥을 위한 첫 삽을 떴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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