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NH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해 농협 자회사 사장단이 무더기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특히 최원병 회장과 신 회장을 중심으로 한 고위임원들과의 내부 권력다툼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파문이 예상된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5일 "최 농협중앙회장과 남성우 축산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층이 전원 사의를 표명했다"며 "해킹 등으로 인한 전산망 마비와 실적이 안 좋았던 게 대외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정권이 바뀌어 정리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6월 정기 대의원회에서 신임을 묻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신 회장을 비롯한 농협 최고위층이 전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겉으로는 전산사고 등을 내세웠지만 내부갈등이 밖으로 드러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농협 측 관계자는 "중앙회장과 일부 임원들 간에 불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 신 회장도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장의 권한이 있고 (나는) 금융지주 회장으로서 한계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농협 측이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는다. 최 회장은 대표적인 'MB인사'인데다 잇따른 전산사고로 최고위층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전산사고에 대해 농협 측 경영진에 책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비춰왔던 게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농협에서 선수를 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