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TORY]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취미 '사람돕기' 특기는 '사람 엮어주기'
소상공인 시대 이끄는 징검다리 돼야죠



육사 출신… 軍 제대후 경제관료 길 걸어

창업벤처국장 등 역임하며 노하우 쌓아

빅데이터 기반 상권정보시스템 구축

철저한 분석으로 창업 성공률 높여

도움 줄 사람 연결해주는 상생네트워크

'제2 새마을운동'으로 발전시키고 싶어

30년 공직 마지막 꽃, 소상공인과 피울 것


오는 9월3~5일까지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리는 '제35회 2015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는 그동안 개최된 프랜차이즈박람회와는 확연히 다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공동 주최로 열리는 만큼 과거 '프랜차이즈박람회'에서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로 명칭이 바뀌었고 위상도 강화됐다. 더욱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공공기관인 공단의 지원 사격으로 시너지 효과는 더욱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공단과 프랜차이즈협회의 '마리아주'는 지난해 1월 초 취임한 이일규(63·사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 이사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대부분이 직원이 10인 미만인 사업체를 가진 소상공인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두 기관의 협업은 충분히 핵융합 반응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박람회에서 소상공인들, 즉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경영 애로사항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컨설팅을 원하는 예비 창업주들을 위해 공단의 선진시스템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초대 이사장이 수장으로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약 600만명(296만개 업체)의 소상공인과 1,500여개의 전통시장 상인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준정부 기관이다. 기존의 소상공인 지원을 담당하던 '소상공인진흥원'과 전통시장을 전담, 지원하는 '시장경영진흥원'이 통합해 지난해 1월1일자로 출범했다. 산하에 전국 6개 지역본부와 62개 지역센터가 있다.

이 이사장은 "2조원대의 자립적 재정 기반이 만들어져 실효성 있는 지원이 가능해졌다"며 "장기적으로 10조원대로 기금 규모가 증가하면 국민들이 폭넓은 분야에서 피부로 체감하는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소상공인공단은 이번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에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희망하는 창업 분야와 가맹본부 및 가맹점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다. 어떤 분야가 유망한지 예비 창업자들의 정보와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급적 폐점 리스크가 적고 질서 있는 프랜차이즈로 유도하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야말로 특별한 노하우나 전문성·경험 등이 없는 일반인에게 안정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창업이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내수 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에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소상공인들은 대체로 과밀업종에 들어가서는 '십중팔구(10명 중 2명만 남는다)'로 패배하고 나옵니다. 지역과 분야를 중구난방으로 정해 들어가기보다는 철저한 분석과 준비를 통해 창업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공단은 전 세계 유일하게 선진적으로 운영 중인 '상권정보시스템(http://sg.semas.or.kr)'을 제공하고 있어요. 전국을 1,200곳의 상권으로 나눠 매일 업데이트를 하는데 이 지도만 보면 어느 지역에 어느 분야가 적색등이 켜 있는지 다 보입니다. 일종의 빅데이터죠." 공단 측은 이 같은 상권정보시스템을 활용, 상권 내 특정 업종의 과밀도를 수요와 공급으로 분석한 객관적 정략 지표를 제공해 실업률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이사장은 이번 박람회에서 예비 창업주들에게 공단의 선진 시스템을 알리는 한편 영업 노하우와 유망업종을 제안하고 믿을 만한 가맹본부로의 안내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는 "우수한 아이디어가 있는데 사업화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지도해 현실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며 "자금이 부족해 컨설팅을 받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컨설턴트를 연결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제는 소상공인시대가 열렸다고 강조한다. 과거 대기업이 국가경제발전을 주도하는 시대는 갔다는 것. 소상공인의 삶의 질과 권익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수 경기는 절대 풀리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자신이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 입안과 실행하기 위한 적임자라며 "그동안의 이력 덕분에 균형적이며 유연한 사고를 갖출 수 있었다"로 털어놓았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그는 20대 청년 장교 시절 대위로 군을 제대한 후 '이립(而立)'을 앞두고 중앙정부의 공무원을 지원했다. 군에서 국가관을 정립한 후 '군장교 특별 채용 행정고시'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해 현재의 산업통상자원부인 상공부 무역 정책과 사무관으로 경제관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이후 산업정책과를 거쳐 디자인정책과, 창업벤처국장, 경기지방 중소기업청장까지 당시로서는 가장 핫하다는 부서를 두루 섭렵하며 다양한 분야에 몸을 담았다. 그는 "시대마다 강조하는 분야를 맡았고 분야별로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한 덕분에 운 좋게 균형 잡힌 사고를 갖게 됐다"며 "특히 창업벤처국장 시절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정책을 펼치며 현재 업무에 대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의 취미는 '사람 돕기', 특기는 '사람 엮어주기'다. 신조 또한 '현장 즉시 해결주의'다. 나와 직접적 관련이 없을 경우 적합한 인물이나 단체·기관을 찾아 엮어주고 끝까지 책임지며 해결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관료 시절부터 일상화됐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는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잘만 엮어주면 정부 예산도 필요 없다"고 전했다.

초대 이사장이 돼 제일 먼저 도입한 것은 평소 취미와 특기를 살려 도움이 필요한 소상공인을 서로 돕고 엮어주는 '상생네트워크'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한 곳씩 지역센터를 돌아가며 그 지역의 소상공인 및 카운터파트가 될 만한 관계자들을 초청해 모임을 갖고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식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발생 직전 마지막으로 가졌던 부산 모임에서는 박진배 대선주조 사장을 비롯해 유통업체 점장, 은행 지점장, 대학교수, 컨설턴트, 회계사, 법무사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100명과 소상공인 100명을 초대해 조를 짜서 함께 산행을 갔어요. 산을 타고 손을 잡아 주고 술잔을 기울이면 짧은 시간에 친해지죠. 그 자리에서 박 사장은 소상공인 자녀들을 위해 1억원을 장학금으로 쾌척했습니다. 모두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도우려는 모습에서 진정한 상생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얼마 전에는 한지 공예로 가방·신발·손수건·모자 등을 만드는 소상공인이 판매처를 구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부산 지역 상생네트워크에서 적절한 파트너를 구하지 못한 한지 공예가를 위해 이 이사장이 직접 나섰다. 공단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가 직접 서울의 은행 지점장 등을 연결해 한지 제품이 사은품으로 쓰이도록 다리를 놓기도 했다.

상생네트워크 프로그램에는 일절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 2만원씩 참여자들의 회비로 모임이 이뤄진다. 이 이사장은 이를 전국민운동으로 확산시켜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또 소상공인과 상생네트워크의 온라인판인 '고 투게더'라는 프로그램을 오는 10월부터 활성화시키기로 했다.

이일규 이사장의 현장 중심 사업이 입소문을 타고 소상공인들에게 회자되면서 공단은 소상공인대상 만족도 조사 결과 과거 E등급(아주 미흡)에서 올해는 3단계 상승한 B+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 대상 기관 중 최고 수준으로 공단은 1년 사이 가장 비약적으로 발전한 기관으로 올라섰다. 경영정보공시 평가 역시 296개 공공기관 중 상위 10위를 기록했다.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의 통합은 올해 완료된다. 이 이사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소상공인의 자생력 회복을 위한 융합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칠 때"라며 "30년 공직생활의 마지막 꽃을 소상공인과 함께 피워내고 싶다"고 말했다.

He is…




△1950년 전남 구례 △1972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1977년 고려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1978년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 △1985년 대통령 표창 △1992년 통상산업부 뉴욕상무관 △2001년 산업통상자원부 기술지원·창업벤처국장 △2003년 중앙대 대학원 국제경제학 박사 △2004년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2006년 한국디자인진흥원장 △2006년 황조근정훈장 △2007년 스탠퍼드대 디자인경영과정 수료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모바일 비콘서비스로 더 스마트하고
운영노하우 마케팅비법 전수 더 알차게
200여개 브랜드 참가 역대 최대규모
■ 9월 3일 열리는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는


안현덕 기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와 손잡고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선보이는 '2015 제35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한층 똑똑해졌다는 점이다. 국내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역사상 처음으로 '비콘 서비스'를 적용했다. 이는 저전력 블루투스를 통한 차세대 스마트폰 근거리 통신으로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가운데 시럽·오케이캐쉬백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은 예비 창업자들은 스마트폰에서 간편하게 창업 특전은 물론 브랜드 정보 등을 접할 수 있다. '발품'을 파는 게 아닌 첨단 정보기술(IT)만으로 최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각 가맹본부도 쉽게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다. 특히 NICE상권 분석 서비스를 기반으로 개발한 슈퍼컴퓨터를 이용, 원하는 지역의 상권 정보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행사장에 설치된 슈퍼컴퓨터에서 프랜차이즈 창업을 원하는 지역을 선택, 뜨는 업종과 해당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소개받는 방식이다.

이일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올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는 스마트 모바일을 적용한 첫 시도의 장"이라며 "예비 창업자들에게 양질의 창업정보를 제공해 이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알차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규모도 커지고 알찬 교육도 느는 등 질적 성장도 꾀했다. 올해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은 총 150곳, 200여개 브랜드로 역대 최대다. 커피·치킨·삼겹살·순대·감자탕·육개장·세탁업·스몰비어·세계맥주·분식·키즈카페·김밥·수제버거·삼계탕·꼬치구이·양초·족발·도시락·도시락·헬스클럽·스파게티·스테이크 등 업종만도 수십 가지에 달한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절실한 교육도 △외식 점포 운영 노하우 △프랜차이즈 상권분석 △프랜차이즈창업 99% 성공하기 △가맹점 사업자가 꼭 알아야 할 상가 임대차보호법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 비법 등으로 알차게 준비하며 내실을 기했다. 교육비는 당연히 무료다. 또 전역 군인과 장기 군 복무자, 국군 가족의 재취업난 해소를 위해 맞춤 교육을 준비하는 한편 이들에게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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