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실험? 허정무호 선택 관심


'실험이냐 굳히기냐'의 갈림길에 놓인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정무 감독은 앞으로 훈련과 평가전에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둬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베스트 11의 조기확정'을, 2006년 독일월드컵 때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실험'을 선택했다. 허 감독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면에서 점검해야 한다"고 밝혀 전술 실험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허정무호'는 4-4-2 포메이션을 근간으로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과 평가전을 치러왔다. 하지만 허 감독은 2008년 6월 3차 예선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스리백을 쓴 뒤 지난 1월 전지훈련 기간에 또다시 스리백을 실험했다. 허 감독은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고민이 되는 전술"이라며 스리백 사용에 대한 배경을 설명한 적이 있다. 하지만 월드컵의 전례와 전문가들의 진단을 고려했을 때 월드컵이 불과 30일 남은 시점에서 큰 전술적 변화는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 개막 12일 앞두고 열린 노르웨이와 평가전에서 스리백, 3일 뒤 가나전에서 포백을 사용하는 등 끝까지 전술적 실험을 했다. 그는 조별리그 경기에서도 토고전 전반에는 스리백을 구사하더니 후반에는 포백으로 변화를 줬다. 결국 이 같은 실험은 한국이 조별리그 내내 전술에 끌려 다니다 수비력과 조직력이 흔들린 결과를 초래했다. 박성화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큰 전술 변화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이미 평가전에서 여러 차례의 실험을 했기 때문에 이제는 확실한 팀 전술 하나가 중요하다. 팀에 따라 4-2-3-1이나, 4-3-3 같은 부분적인 전술 변화에는 능동적인 대처가 가능하지만 큰 틀의 변화는 자칫 조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스트 11 조기 확정에 대한 장점은 한일월드컵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히딩크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부터 줄곧 사용했다. 물론 상황에 따른 변화를 줬지만 스리백에서 포백 전환처럼 큰 틀을 조정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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