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사람들 중 한강 다리를 걸어서 건너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나 전철을 타고 한강을 건넌다.
한강에 다리가 처음 놓인 것은 1900년 7월5일로 한강철교가 최초의 한강 다리다. 이전에는 한강을 건너려면 나룻배를 이용해야 했다.
당시 도시 내부 교통수단은 보행 위주였으며 화물은 철도와 지게로 운송됐다. 그러나 1910년대 접어들어 자동차가 도입되면서 한강을 배에만 의존해 건너기에는 너무 불편했다.
이에 조선총독부는 1916년 4월 한강인도교 가설에 착수, 1917년 10월7일 완공해 개통식을 가졌다.
한강인도교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와 동작구 본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1,005m의 다리로 한강에 가설된 최초의 인도교였다.
한강인도교 공사는 총독부의 제1기 치도(治道)사업 중 일부로 총 공사비 74만원을 들인 직할사업이었다. 따라서 이날 기공식에는 총독 이하 관계관청 직원 다수가 참석했다. 한강인도교는 한강을 오가는 교통상의 편리는 물론 장안의 명물로서도 그 위용을 자랑했다.
또 여름철이 되면 경성전기주식회사가 장식전등으로 치장해 산책객을 유인했다. 그러나 한가지 골칫거리가 있었다. 인도교에서 투신자살하는 사람이 심심찮게 발생한 것.
이에 경찰은 한강 소교 앞 동편에 파출소를 특별히 만들고 난간에는 ‘일촌대기(一寸待己ㆍ잠깐만 참으라)‘라는 팻말을 붙이는 등 방지책을 강구했다.
이후 한강인도교의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1934년 8월 새 한강인도교 건설에 착수, 1936년 10월 완공됐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 폭파된 후 한강인도교는 1957년 1월부터 복구공사를 벌인 뒤 1958년 5월 완공돼 한강대교라는 이름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