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밥솥 1위 업체인 쿠쿠홈시스가 지난달 웅진그룹으로부터 쿠첸을 인수한 부방테크론과의 전면전을 위한 선제 공격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달 이래 예고됐던 쿠쿠홈시스와 '리홈' 브랜드의 부방테크론간 치열한 '밥솥 전쟁'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쿠홈시스는 최근 대형유통매장에 독립된 진열공간을 확보해 판매 차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유통업체들에 별도 공간을 요청한 상태다. 그동안 백화점을 제외하면 하이마트, 이마트 등 대형유통채널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밥솥이 같은 장소의 진열대에서 판매돼 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2위 업체인 부방테크론이 3위인 쿠첸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자 쿠쿠홈시스 측이 독립된 판매공간을 확보해 부방테크론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쿠쿠홈시스 측도 판매공간을 독립시킬 경우 3,000만원이상의 인테리어 비용과 유지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방테크론의 추격을 견제하기 위해 이 같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70%에 이르는 만큼 공동매장을 찾는 고객 대부분은 쿠쿠 제품을 찾는 것으로 본다"며 "별도 매장을 꾸며 판매함으로써 고객 이탈을 사전에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쿠홈시스는 또 부방테크론의 쿠첸 인수를 전후로 가격할인 행사를 점포별로 10~20%가량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는 인지도에 더해 가격경쟁으로까지 부방테크론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마케팅도 강화, 3월 한달 동안 쿠쿠몰에서 압력밥솥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압력패킹을 무료로 지급하는 등의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이대희 부방테크론 사장이 구본학 쿠쿠홈시스 사장을 만나 '제살 깍기식'의 가격경쟁을 지양하자고 제안, CEO들끼리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두 회사의 노골적인 가격경쟁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합의는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신사협정에 불과해, 시장점유율을 사수하려는 쿠쿠홈시스와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서려는 부방테크론이 가격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쿠쿠홈시스는 연말까지 부방테크론의 시장점유율을 30% 이하로 묶어두려 하는 반면 부방테크론 측은 국내 전기밥솥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강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만큼, 5,000억원 규모의 전기밥솥 시장을 둘러싼 두 업체간의 치열한 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