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발표, 증시 영향은
"기대치엔 못미쳤지만 IT 상승 전망에 '긍정적'"
(서울=연합뉴스)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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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4분기 매출 15조5천억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미달하는 삼성전자의 작년 4.4분기 실적이 13일 공개됐다.
그러나 증시 관계자들은 향후 증시 향배의 가늠자 노릇을 할 것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의 실적이 '기대 이하'에 머물렀지만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들어 상향 추세를 거듭하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기존 예상치에도 미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회성 특별비용 반영이 수치상 부진요인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과거지사'인 4분기 실적보다는 올해 정보기술(IT)시장의 전망이주가를 움직이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 "기대에는 못미쳤다. 그러나.." =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규모는 2조1천400억원으로 2조4천억원 안팎까지 상승한 컨센서스에 미달했다.
그러나 증권가의 기술주 분석가들 중 삼성전자에 대해 뚜렷하게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견해는 드물다.
기대에 못미쳤지만 개선추세는 분명히 관찰되고 있고 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할주요 IT제품가의 움직임이 현재 부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전날 LG필립스LCD가 4분기에 3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실적전망이 부정적으로 제시되면서 주가가 급락, 3만원대로 밀려난 것과는 정반대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한 것은 이번 분기에스톡옵션 비용이 계상됐기 때문이나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심효섭 애널리스트는 "D램가가 반등하는 상황이고 작년 4분기가 저점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어 시장에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외관상 수치와 달리,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전망 역시 긍정적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올해 1.4분기는 반도체는 물론 휴대전화부문 실적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2조6천억원 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는 하반기에본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상반기에도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꾸준히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을 2조5천800억원선으로 추정한 굿모닝신한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도 "1분기에는 낸드 플래시와 휴대전화의 호조로 연이은 실적 개선이 가능할것"이라며 "환율 하락으로 부분조정은 있어도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의 이런 관점을 뒷받침하듯, 이날 개장 직후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밑돌 것이라는 우려로 장중 67만원선마저 무너졌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전 10시40분 현재 전날 대비 0.44% 반등, 68만7천원으로 회복됐다.
◆ 시장 안팎여건도 충격 흡수전망 = 삼성전자의 실적은 단순히 1개 종목이나 IT업종의 주가 향배를 결정할 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흐름을 뒤바꿔 놓을 수 있는 대형 재료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부진한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반에 당장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시 투자전략가들도 IT업종 분석가들과 같은 입장이다.
주식형 펀드 30조원 돌파가 보여주는 탄탄한 수급과 최소한 작년보다는 확실히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전망 등 증시를 둘러싼 안팎의 환경을 분석해보면 일시적 비용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전반에 대한 시각을 악화시킬 근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문제는 작년 4분기가 아니라 올해 1.4분기 실적전망이며 이 전망이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기모멘텀 등을 고려할때 시장에 부정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도 "숫자만 놓고보면 다소 부정적인 게 사실이지만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직전 주가 약세가 이를 모두 반영했다고 본다"며 "일회성 비용으로 악화된 삼성전자의 실적에 시장의 흐름이 급격하게 반전될 정도는 아니며 이는시장의 인내범위 안에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전 장중 1,390선마저 무너졌던 코스피지수도 오전 10시40분 현재 전날 대비 3.88포인트 반등, 1,406.4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입력시간 : 2006/01/13 1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