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아시티 개발 등 호재 넘치는데… 파주 토지시장은 한겨울

아파트 공급과잉 등 겹쳐
거래 올들어 계속 감소
개발 기대커 호가만 상승

파주 부동산 시장이 잇따른 호재에도 주택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 적체와 거래 위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파주시 전경. /사진제공=파주시청

파주 부동산 시장이 끝 모를 침체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운정3지구 개발에 이어 3조원이 넘는 대규모 '파주 판타지아시티' 개발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시장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서북부 일대 주택시장이 공급과잉과 미분양 적체가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로 투자자의 심리가 위축돼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파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말 이탈리아 페라리사와 '파주 판타지아시티'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파주시 일대에는 오는 2017년까지 총 3조800억원이 투입돼 370만㎡ 규모의 대규모 테마파크와 숙박시설ㆍ상업시설 등이 조성된다. 현재 사업 후보지로는 경원선 파주역 인근인 파주읍 봉암리 일대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는 공청회를 열어 부지 선정을 위한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행정절차상 종합계획에 반영되도록 봉암리 일대를 예정지로 선정할 것인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6월 사업부지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형 개발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전혀 반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사업 후보지로 거론되는 봉암리 일대 주택ㆍ상업용지는 3.3㎡당 40만원, 두원공대인근이나 파주역 주변 계획관리용지는 200만원 수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 호가일 뿐 실거래로는 전혀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 지역 P공인 관계자는 "땅 주인들이 개발 기대감에 2007년 가격 수준으로 호가를 끌어 올렸을 뿐 거래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판타지아시티 조성 계획이 발표된 후 파주 일대 토지거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005필지(145만2,000㎡)가 거래됐지만 올해 1월에는 918필지(109만3,000㎡), 2월에는 855필지(117만2,000㎡) 등 계속해서 감소했다. 다만 3월의 경우 1,375필지(132만㎡)가 거래되며 거래량이 소폭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토지 거래 부진의 이유로 파주 지역 주택경기침체를 꼽았다. 아파트 공급 과잉으로 주택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환금성이 떨어지는 토지에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경기 서북부 일대 아파트 공급물량이 많았고 앞으로도 대거 예정돼 있어 대규모 호재에도 토지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이라며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나 실제 착공 등 수요자들이 가시적 성과로 납득할 만한 호재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침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