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PC용 D램값… SK하이닉스 날갯짓

가파른 가격 상승 힘입어 엘피다·마이크론 등도 판매액 급증
모바일 비중 높은 삼성… 0.4% 늘어 혜택 미미


SK하이닉스와 엘피다ㆍ마이크론 등이 PC용 D램 가격 상승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C용 D램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삼성전자의 경우 D램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D램 부문 실적 상승이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6.2%의 점유율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SK하이닉스(25.6%)와 엘피다(15.0%), 마이크론(14.0%), 난야(4.1%)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시장 점유율이 아닌 판매금액을 놓고 보면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제자리 걸음을 보였지만 SK하이닉스와 엘피다ㆍ마이크론 등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ㆍ4분기 전 세계 D램 판매금액이 2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8억3,300만 달러의 판매 실적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2.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또 엘피다는 10억7,500만 달러 규모의 D램을 팔아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37.8%나 늘어났고 마이크론 역시 31.5% 증가한 9억9,800만 달러를 판매했다.

삼성전자의 판매금액은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와 엘피다ㆍ마이크론 등의 판매금액이 늘어난 것은 제품별 D램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서 PC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은 반면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 여전히 PC용 D램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PC용 D램은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업체들의 설비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모바일용 D램은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가격은 소폭 하락하고 있다.

아이서플라이측은 이와 관련, "엘피다와 SK하이닉스 등은 PC용 D램의 비중이 높아 PC용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PC용 D램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보다는 나머지 업체들의 수혜 폭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PC용 D램 상승으로 인해 이들 업체의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ㆍ엘피다 등으로 과점 체제로 재편된 데다 미세공정 개발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D램 수급이 균형을 맞춰 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D램 업계가 설비 투자에 대한 증설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현재와 같은 가격 강세 현상이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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