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무기 참사와 관련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이르면 이번주 초에 정부 군사시설을 공습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서구권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FT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미ㆍ영ㆍ불 3개국이 이르면 이번 주초에 정부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에 나설 것”이라며 “국제 사회가 화학무기 사용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알리기 위한 것”이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공격은 일회성이며 서방 국가들이 반군 편에서 직접적 군사 개입을 지속하려는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미 서방국가와 일부 중동 국가들에서는 시리아 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군사개입 준비 태세에 들어갔으며 영국과 프랑스는 연일 강력 대응을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시리아 정부의 소행으로 보이는 이번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협조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여러 증거가 지난 21일 공격이 화학무기에 의한 것임을 나타내고 있으며 (모든 정황이) 시리아 정권에서 자행한 것이라고 지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시리아 정권의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처벌하지 않은 채 넘어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아랍 국가들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랍권 22개 국가로 구성된 아랍연맹은 오는 27일 이집트 카이로의 본부에서 시리아 사태를 다루는 대표자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아흐메드 벤 헬리 사무차장이 밝혔다.
일부 중동 국가들은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구체화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날 시리아 북부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반군 지도자들이 최근 3일간 탄약 수백t과 약간의 소형 무기를 터키 국경을 통해 들여왔으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에서 지원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반군 고위 지휘관은 가디언에 “이번에 받은 무기에 대공 미사일은 없으나 대전차 로켓은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이들 반군은 올해 들어 대규모로 무기를 공급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반면 러시아 등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옹호하는 국가들은 서구권의 개입 움직임에 유엔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며 반발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셰비치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같은 대응 방식이 이슬람권에 파멸을 불러올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며 “시리아에 일방적으로 무력개입을 하는 도박을 피하고 신중함을 보여달라”고 말했다.